"2봉지에 25파운드"…英 마약 조직 소탕 도운 앵무새 한 마디

돈뭉치 갖고 놀던 앵무새
영국 경찰 수사에 도움

영국에서 한 앵무새가 마약 조직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랭커셔주 블랙풀 경찰은 최근 블랙풀에 거주하던 마약범 아담 가넷(35)의 자택을 급습했다. 경찰은 그의 자택에서 헤로인과 코카인 등 마약을 대거 발견했다. 이어 경찰이 가넷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살펴보던 중 그의 여자친구가 키우는 애완용 앵무새 '망고'가 돈뭉치를 갖고 노는 영상을 발견했다.

마약거래로 번 돈을 가지고 노는 앵무새 ‘망고’. 영국 블랙풀 경찰 페이스북 게시물

마약거래로 번 돈을 가지고 노는 앵무새 ‘망고’. 영국 블랙풀 경찰 페이스북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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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찰은 가넷의 여자친구 섀넌 힐튼(29)에 대한 수사를 확대했다. 이후 힐튼의 휴대전화에서는 그녀가 애완 앵무새 '망고'에게 "두 개에 25"(two for 25)라는 표현을 가르치며 웃는 장면과, 이를 망고가 따라 말하는 영상이 발견됐다. 망고가 따라 한 '두 개에 25'라는 표현은 마약 밀매 조직 내부에서 소형 코카인 두 봉지를 25파운드에 거래할 때 사용하던 암호로 전해졌다.


영국 경찰은 망고가 말하는 장면 등 가넷과 힐튼의 휴대전화기에 담긴 영상과 사진, 메시지 기록 등을 단서로 활용해 수사를 이어갔고, 두 사람을 포함해 마약 조직원 15명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가넷은 2023~2024년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면서 몰래 들여온 휴대전화기로 여자친구인 힐튼 등 조직원들에게 원격으로 지시를 내리며 조직을 계속 운영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법원은 최근 가넷에게 징역 19년 6개월, 힐튼에게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조직원 전원에게는 총 103년형에 달하는 중형을 내렸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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