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금융사 10년새 최다…"저축은행·부동산신탁·중소보험 경고"

적기시정조치 부과 받은 금융사 10년새 최고치
부동산PF 부실 커지며 저축은행·부동산신탁 등 대거 경고
당분간 적기시정조치 받는 금융사 증가세 이어질듯

부실 금융사 10년새 최다…"저축은행·부동산신탁·중소보험 경고"

최근 1년 사이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부과받은 부실 금융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확대되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부동산신탁사들이 주로 경영개선을 요구받았다. 부실 위험이 커진 금융사들이 경영권 매각과 유상증자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당분간 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부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적기시정조치 부과받은 금융사 10년 새 최고치

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부과 및 유예를 받은 금융사는 총 12곳에 달한다. 적기시정조치는 부실 징후가 있는 금융사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 조치다.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부터 경영개선 요구, 경영개선 명령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경영개선이 이행되지 않으면 영업정지는 물론 시장 퇴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건전성 감독 수단이다.

부실 금융사 10년새 최다…"저축은행·부동산신탁·중소보험 경고"

국내 금융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는 201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10년 동안 통틀어 4곳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게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씨앤에이치캐피탈과 무궁화신탁, 안국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등을 시작으로 올해는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유예), 우리저축은행(유예) 등 다수의 금융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을 요구받았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금융사들은 대부분 오래된 적자로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0월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씨앤에이치캐피탈은 2022년 이후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면서 2024년 6월 말 부분자본잠식에 돌입한 가운데 연체율이 25.2%에 달하는 등 건전성이 크게 나빠졌다. 지난해 11월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무궁화신탁은 9월 기준 순자본비율(NCR)이 69%에 불과해 경영개선명령 발동요건인 100%를 크게 밑돌았다. 안국, 라온, 상상인저축은행 등도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산건전성이 취약 수준인 4등급에 불과해 경영개선을 권고받았다.


부동산PF 부실 커지며 저축은행·부동산신탁 등 대거 경고

한기평은 최근 금융사 적기시정조치 부과가 증가한 것은 부동산 PF 부실 확대 등에 따른 자산건전성 저하와 수익성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경우 2022년 이후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부동산 PF 부실화 리스크가 확대되고 차주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2022년 말 4.1%였던 연체율이 2023년 말 7.4%, 2024년 말 9.9%로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국내 저축은행 79개 사 중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곳은 39곳에 달했다. 부동산신탁사들은 신규수주 위축으로 토지신탁수익이 많이 감소하고 신탁계정대 확대와 대손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 부진이 지속됐다.


한기평은 당분간 적기시정조치 발동 요건을 충족하는 금융사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은 자체적인 부실자산 정리와 자본확충 노력에도 지난 3월 말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10.4%로 2024년 말 대비 오히려 상승했다. 이 중 연체율이 12% 이상인 업체도 23개 사에 달했다. 보험업권 또한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이 150% 미만인 보험회사는 5개로 주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신탁사들도 올해 들어서도 4개 회사에서 적자가 지속되는 등 건전성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김정현 한기평 전문위원은 "적기시정조치는 금융사 신용등급 하향과 채권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며 "신인도 저하에 따른 영업 위축 및 재무 융통성 약화로 펀더멘털이 빠르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부과 전 사전의견 제출 과정에서 자본확충이나 자산 매각 등 충분하고 실효성 있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시하고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