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성혜, 시간선택제노조)이 다음 달 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실패한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 폐지 국회토론회’를 연다.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는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일과 가정의 양립', '여성 경력단절 방지'를 내세워 도입했으나 최근 폐지 논의가 활발하다.
이 제도는 ‘짧은 근무시간’, ‘보직 부여의 어려움’,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 등 각종 부작용이 드러난 데다 실제로는 전일제에 준하는 업무량을 소화하면서도 임금과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무늬만 시간선택제’라는 현장의 불만이 있다.
제도 자체의 실패를 집약하는 통계도 많다. 올해 2월 전국 220개 지방자치단체 인사부서 대상 설문조사에서 77.7%(171개 기관)가 “제도 폐지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72.97%보다 높아진 수치로, 현장의 문제의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폐지 희망 이유로 69.0%(152곳)가 “짧은 근무시간을 메우기 어렵다”고 답했고, 55.9%(123곳)는 “보직 부여 애로”를 꼽았다(복수응답). “근무 연속성이 떨어지고, 긴급하거나 복잡한 업무가 중단될 수 있다”는 하소연도 뒤따랐다.
지난 4월 중앙행정기관 인사부서 설문에서는 60.4%(29개 기관)가 폐지 의견을 냈다. 전일제와 같은 업무를 수행, 업무 연속성 저하, 보직 및 승진 등 인사상 어려움 등이 폐지 여론의 주요 원인이었다.
제도의 당사자인 시간선택제 공무원들 역시 지난달 조사(1095명 대상)에서 63.2%가 “매우불만과 불만”을, 91.4%는 “전일제와 업무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80.6%는 “초과근무 중”이라고 했고, 그중 54.5%는 “월평균 초과근무가 21시간 이상”이라고 했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무력화된 현장에서는 퇴사 고민도 70%에 달했다. 한 당사자는 “육아 때문에 시간선택제에 지원했지만, 전일제와 다름없는 업무를 맡으며 임금은 적고 승진도 요원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박정현·이해식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공무원노동조합연맹·시간선택제노조가 주관한다. 채준호 전북대 교수의 발제와 배규식 전 한국노동연구원장 좌장, 노조·학계·구청노조는 물론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 관계자가 토론자로 나선다.
토론회에서는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 폐지를 주요 논의 과제로 삼아,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이외에도 근무시간 변경 신청권 확보를 위한 공무원법 개정, 초과근무 1시간 일괄 공제 문제 개선, 각종 수당 지급 방식 개선 등 개선 의제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시간선택제노조 정성혜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용기를 내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된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의 실패를 인정하고, 제도 폐지 후 육아 등의 사유 등이 해소돼 40시간 근무가 가능한 경우 전일제 공무원으로 일괄 전환해야 한다"며 "짧은 시간 근무를 희망하는 경우 기존에 운영 중인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 제도를 활용해 충분히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은 입직 당시 지방직은 공개경쟁 채용을 통해, 국가직은 경력경쟁 채용을 통해 입직했다”면서 “동일한 시험을 보고 들어왔지만 ‘근무시간’이라는 장벽으로 인해 차별이 정년까지 지속되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한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 폐지를 위한 국회토론회'에 대한 상세 내용은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