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휴양지에 '러시아 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피서객들 사이에 난투가 벌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내 반(反) 러시아 감정도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의 휴양지인 오데사 골든비치에선 피서객들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다. 논란의 중심은 당시 해변에서 흘러나온 '러시아 음악'이었다. 음악을 들은 피서객들 사이에서는 말다툼이 벌어졌고, 이들 중 일부는 주먹질하기도 했다. 삽시간에 현장은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선 현재 공공장소에서 러시아 음악을 재생하는 것을 사실상 금기시하고 있다. 소동 당시 골든비치에 러시아 음악을 튼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X)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수영복 차림의 여성 두 명이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등 혼란스러운 정황이 담겼다. 두 사람을 말리려던 다른 피서객들도 싸움에 휘말리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 외신들은 "싸움에는 최소 10명이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선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관련 문화 콘텐츠에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가 내 모든 공공 도서관에서 톨스토이,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등 러시아 출신 대문호들의 작품을 제외하라는 지시를 내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런 반감은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러시아군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타라스 셰우첸코 동상을 파괴해 지탄받았다. 2023년 미 국무부는 러시아가 훼손한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700만달러(약 97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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