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단체 무비자 빗장 풀렸다…카지노·면세점 수혜 기대감 '쑥'

파라다이스·GKL·롯데관광개발
7월 매출·방문객 수 전년比 증가세
중국 VIP 비중 늘어 상승 견인
내달 무비자 시행…현지 마케팅 강화 움직임
실적 악화 면세업계 등 유통가 기대감 꿈틀

정부가 다음 달 29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번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외국인 카지노 3사가 지난달 매출과 중국 VIP의 동반 상승을 기록하며 3분기 순항을 예고했다. 면세점과 백화점, 패션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도 방한 중국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고객 유치에 나서는 등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앞에서 관광객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앞에서 관광객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외인 카지노, 7월 매출 호조…中 VIP도 증가

6일 증권가와 카지노 업계에 따르면 서울 워커힐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부산, 제주 등 4곳에서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 의 지난달 카지노 매출은 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방문객 구성비에서도 주력인 일본인 VIP가 6686명으로 전년 동기 6105명보다 500여명 늘었고, 중국인 VIP도 3414명이 다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 파라다이스 제공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 파라다이스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서울 강남과 용산, 부산 등 3곳에서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 GKL )는 지난달 카지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102.8%) 증가한 390억원을 올렸다. 이 기간 업장을 다녀간 일본인 VIP가 38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명가량 늘었고, 중국 VIP도 500명 이상 증가한 4661명으로 매출액 상승을 뒷받침했다. GKL 관계자는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 신규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으로 중화권 방문객 수가 일부 증가했다"며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기타 지역의 VIP 유입도 늘어 매출이 고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 은 지난달 카지노에서 순매출(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 434억원을 달성해 2021년 개장 이후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달 드림타워 카지노를 찾은 전체 방문객 수는 5만669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했다. 이곳 카지노는 VIP 입장객 수치만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中단체 무비자 빗장 풀렸다…카지노·면세점 수혜 기대감 '쑥' 원본보기 아이콘

제주는 코로나19 이후 2022년 6월부터 외국인에 대해 30일간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면서 중국인 방문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다. 드림타워 카지노는 방문객의 80% 이상이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고객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통상 하반기에는 성수기인 8월을 중심으로 9월, 10월, 7월 순으로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3분기 시작인 7월 실적 흐름을 고려할 때 나머지 기간 매출과 방문객 수도 전 분기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 카지노와 호텔이 동반 상승하면서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1% 증가해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77억원으로 35.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59억원으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 중국 단체 관광객에게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방한 관광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국내 관광시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들 관광객을 카지노로 유도하기 위해 현지 마케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자늪 면세업계, 유커 공략 마케팅 잰걸음

롯데와 신라, 신세계, 현대 등 4개 사 합산으로 지난해 28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면세업계는 이번 무비자 정책이 과거 면세점 상승세를 이끌었던 유커의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발맞춰 현지 단체 관광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유커 등이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유커 등이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면세점은 주요 인바운드(외국인의 방한관광) 여행사와 협력해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단독 여행 상품을 운영하면서 뷰티 클래스와 K콘텐츠 체험 등을 병행하고 있다. 또 중국인 고객의 결제 편의를 위해 위챗페이·알리페이 등 주요 간편결제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고객 대상 특별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사무소, 현지 여행사와 연계해 마이스(MICE), 인센티브(포상관광) 등 고부가가치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나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의 단체 관광객이 월평균 2만명 이상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지난 4월에는 중화권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B1A4 출신 '진영'을 홍보모델로 발탁하는 등 다국적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를 내세워 해외 고객을 유인할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인센티브 단체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연말까지 5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면 추가로 1만명 이상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 총 6만명 이상의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맞춤형 마케팅과 단독 브랜드 유치를 확대하는 등 상품 큐레이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면세점은 외국인 자유여행객(FIT)의 주요 방문지로 떠오르는 강남권 입지(코엑스 등)와 고객군 특성을 고려해 중국 마이스 단체 유치와 아쿠아리움 등 관광시설을 연계한 단체관광 상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백화점 업계도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명동 상권을 중심으로 유커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쇼핑 수요를 유인하기 위한 할인 혜택과 결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은 본점 K콘텐츠 플랫폼 '키네틱그라운드'에서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키링 등 다양한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지난달 글로벌 페이먼츠 애플리케이션(앱)과 진행했던 즉시할인 프로모션도 강화할 예정이다. 전점에서 알리페이로 2500위안 구매 시 88위안, 위챗페이로 1000위안 구매 시 50위안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행사다. 크리스마스마켓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롯데백화점 시그니처 이벤트에 외국인 단체 관광객 전용 패키지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연간 4000만명이 방문하는 한국관광통합플랫폼(VISITKOREA)을 활용해 F&B(식음) 매장에서 3만원 이상 구매 시 5000원, 패션·잡화 매장에서 10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즉시 할인권을 내려받을 수 있는 혜택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은 국내 관광산업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단체관광객 방문이 늘고, 유동 인구 증가와 구매력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