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Palantir)가 지난 2분기(4~6월)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억 달러(약 1조3860억 원)를 달성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팔란티어는 2분기 매출 10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0.1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예상치(매출 9억4000만 달러, EPS 0.14달러)를 모두 넘어선 것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연말 10억 달러 돌파'를 앞당겼다.
올해 매출 전망치도 기존 38억9000만∼39억 달러에서 41억4200만∼41억5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미국 매출이 급증했다. 2분기 팔란티어의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7억3300만 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미국 정부 매출은 53% 늘어난 4억2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 강화와 국방 지출 확대 기조의 수혜 덕분으로 분석된다.
민간 매출도 두 배 가까이 증가해 3억600만 달러에 달했다. 팔란티어는 지난주 향후 10년간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미 정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며, 국방·안보 수요 확대에 따른 성장 모멘텀을 재확인했다.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수년간의 투자와 외부의 조롱을 견뎌온 끝에 우리 사업의 성장 속도가 급격히 가속화됐다"며 "회의론자들은 이제 힘을 잃고 우리에게 굴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 그리고 우리의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맞물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팔란티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4% 오른 160.66달러에 마감해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75.63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주가는 5% 이상 추가 상승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수개월 전부터 팔란티어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경고해왔다. CNBC는 이날 "팔란티어 주식은 현재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76배로 거래되고 있으며, 미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대 기술기업 중 테슬라(177배)를 제외하면 유일한 세 자릿수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어 고평가 논란은 여전하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팔란티어 주가는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3790억 달러(약 524조 원)로 불어나 세일즈포스·IBM·시스코를 제치고 미국 상장 기술기업 상위권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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