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대북확성기 철거 시작…"긴장완화 실질적 조치"(종합)

"北과 사전협의 없어…수일 내 완료"

우리 군(軍)이 4일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군의 대비 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은 오늘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엔 이를 위한 기반시설인 확성기까지 철거에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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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확성기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5월에도 철거된 바 있다. 당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5월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대북 확성기는 윤석열 정부 시기이던 지난해 6월 재개됐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지속되자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방송을 재개한 것이다. 이 부대변인은 이번 철거 배경과 관련 "지난 6월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 이후에 후속 조치 차원에서 국방부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고, (국가안전보장회의 등)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쳤다"면서 "북한과의 사전협의는 없었다"고 했다.


이번 철거 대상은 군의 고정식 확성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동식 확성기는 이미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변인은 "철거 대상은 전체로, 고정된 것을 철거한다는 의미"라면서 "철거작업은 수일 내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아직 별다른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정비하는 모습은 있었고, 철거하는 모습은 없었다"면서 "아직 북한군의 다른 동향은 없다"고 했다.

일각선 북한이 향후 유사한 도발을 이어갈 경우 대북 확성기를 재가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관련해 이 실장은 " 군은 항상 대비 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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