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 한화오션 ,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미국의 조선업 부활 구상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구체적 전략 수립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TF는 조선 3사가 실제 이행 가능한 단계별 행동계획(로드맵)을 마련하는 방안을 첫 안건으로 검토 중이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중심으로 약 10여 명 규모의 실무 TF를 가동하고 있다. 이 TF는 미국과 한국 정부 간 마스가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 본격적으로 구성됐으며, 업계 내부 전략 정리와 정부 협의 채널 확보를 목표로 가동된 것으로 전해졌다. TF에는 각 사에서 2인 내외의 실무자가 참여 중이다. 주로 대관부서 임원 1인과 직원 1인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9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야드 도크에 가득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불을 밝힌 채 건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은 낙후된 자국 조선 산업을 재건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TF의 첫 공식 회의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이행 로드맵 수립'이 가장 시급하고 당연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행 로드맵 수립은 필수"라며 "구체적인 실행 전략보다 큰 틀을 잡는 게 우선 과제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스가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전용 펀드를 염두에 둔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과 정부에 건의할 수 있는 사안을 구분하는 '실행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행 로드맵은 마스가 프로젝트가 상징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 실효성을 담보할 최소조건이라는 평가다. 이 로드맵에는 ▲국내 중소 조선소 인수 및 미국 해군 특화 조선소로 전환 ▲미국 현지 상선 조선소 신규 설립 또는 인수 ▲기술이전 범위와 시기 ▲마스가 펀드 활용 시나리오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케이조선과 HJ중공업 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내에선 조선 3사가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거나 신설해, 한국형 상선 건조 기술을 전수하는 방식의 기술협력 모델이 논의된다. 이후 미 해군 함정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어둔다는 게 산업부 측 구상이다.
조선 3사는 이미 각자 마스가 연계 전략을 가동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의 건조 능력을 연간 1.5척에서 2035년 10척으로 늘릴 계획이며, 추가 미국 내 거점 확보도 검토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ECO)와 손잡고 2028년까지 중형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을 공동 건조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멕시코만 델핀 LNG 프로젝트에 맞춰 현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설비 제작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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