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 쇼크…파월, 8월 잭슨홀서 금리 인하 신호 주나

5~7월 고용 月평균 3.5만건 증가 그쳐
이달 말 '티턴산 계시' 잭슨홀 연설 주목
파월, 통화완호 재개 신호 줄지 촉각

미국 고용이 최근 석 달간 급격히 둔화하며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급부상한 가운데, 이달 말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세 여파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그동안 관망 기조를 유지해 온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티턴산 계시'로 불리는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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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오는 21~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전환기의 노동시장: 인구통계, 생산성과 거시경제 정책'을 주제로 2025년 잭슨홀 경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시장은 9월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7월 고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책 우선순위가 물가 대응에서 고용 안정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7만3000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10만6000건)를 크게 밑돈 수치다. 더욱이 지난 5월과 6월 고용은 각각 1만9000건, 1만4000건으로 수정되며 종전 수치(각각 14만4000건·14만7000건) 대비 대폭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최근 석 달간 평균 비농업 신규 고용은 3만5000건에 그치며 1년 전 10만건 이상이던 수준에서 크게 줄었다.


Fed가 노동시장 건전성 판단의 핵심 지표로 삼는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최근 고용 위축 흐름은 간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이 지난 4월 전 세계에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 정책 여파가 노동시장 전반에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경제는 2분기에 전기 대비 3% 성장해 예상치(2.4%)를 웃도는 '깜짝 성장'을 기록했지만, 내수를 반영하는 민간 수요가 둔화되며 경기 하강 조짐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민간 최종 국내 구매 증가율은 1분기 1.9%에서 2분기 1.2%로 하락했다.


시장은 이미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대폭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9월 기준금리를 현재 연 4.25~4.5%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이날 현재 89.1%로 일주일 전 61.9%에서 급격히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말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향후 통화정책 기조 전환 여부를 가늠할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금리 인하 압박에도 올해 들어 줄곧 금리를 동결해 온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 FOMC 직후에도 "노동시장은 하방 위험이 있지만 견조하다"는 진단과 함께, 9월 금리 경로에 대해선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혀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유지했다.하지만 7월 고용 위축 흐름이 뚜렷해진 만큼, 기존의 관망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변화된 입장을 시사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Fed 내부에서 다수 의견인 금리 동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파월 의장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이달 중순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를 확인한 뒤 잭슨홀 연설 메시지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올라 5월(2.4%)보다 상승폭을 확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은 딜레마다.


BNP파리바는 "파월 의장이 만약 7월 FOMC 회의 전 고용 데이터를 확인했다면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르면 9월FOMC 회의 전 8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의 시각 변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최근 몇 년간 미국 통화정책 경로를 미리 암시하는 자리로 인식돼 왔다. 2023년에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가계·기업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했고, 2024년에는 정책 조정(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언급해 한 달 뒤 있을 '피벗(pivot·정책 전환)'을 암시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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