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치매 증상' 말 나왔다…공화당 캠프 출신 변호사 "없는 이야기 지어내"

과거 공화당 경선 활동 변호사 기고문서 주장
"단순 거짓말 아닌 작화증인듯…신경학적 증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치매 징조를 보인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최근 들어 사실의 과장이나 왜곡을 넘어 아예 없는 말을 지어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는 과거 공화당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크리스 트루악스 변호사가 기고한 '트럼프의 정신적 쇠퇴는 부인할 수 없다'라는 글이 실렸다.

트루악스는 해당 글을 통해 "트럼프는 그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해왔지만, 최근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실제처럼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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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악스는 이를 단순한 거짓말이 아닌 신경학적 증상의 하나인 작화증으로 분석했다. 작화증은 기억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는 증상으로, 환자 본인도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노년층에서 치매의 초기 신호로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달 15일 트럼프가 한 연설을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는 자신의 삼촌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핵·화학·수학 등 세 분야의 학위를 받았고, '유나바머'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를 가르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삼촌 존 트럼프는 MIT에서 전기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교수였으며, 카진스키는 MIT가 아닌 하버드 출신이다. 게다가 존 트럼프는 카진스키가 체포되기 훨씬 이전인 1985년에 사망했다.


아울러 트루악스는 트럼프가 "약값을 1000% 낮추겠다"고 말한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가격이 100% 낮아지면 그것은 무료를 의미한다"며 "경영학을 공부하고 기업을 운영해온 트럼프가 기본적인 수치를 혼동했다는 것은 인지능력 저하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조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엡스타인이 체포된 2019년 당시 오바마는 이미 퇴임한 상태였다. 트루악스는 "과거 사건의 시점을 착각하는 것도 작화증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설명했다.


트루악스는 "대통령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 세계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사람이 허구의 기억을 사실처럼 이야기하고 기본적인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면, 이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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