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이 대주주?…김병기 "재검토"에 주진우 "국민 실험하나"

민주당, 대주주 기준 재검토 시사하자
주진우 "어설프게 발표했다가 주가 급락...어설퍼"

"정부가 국민 상대로 실험을 하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대주주' 기준 재검토를 시사한 여당에 날 선 비판을 제기했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는데, 어설픈 정책 발표로 시가총액 116조원이 증발하자 다시 말을 바꿨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진우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진우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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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증시는 불확실성을 싫어하며, 증세 정책이 왔다 갔다 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어설프게 발표했다가 주가 급락을 맞았다"며 "세제 개편안 발표에 투매가 일어나 코스피가 3.9% 폭락했다. 하루 만에 시총 116조원이 날아갔다"고 이날 증시 상황을 지적했다. 또한 "주식 관련 세제는 함부로 바꾸면 정책 일관성이 떨어진다"며 "투자자가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코스피 급락의 책임을 정부와 여당에 물었다.


특히 주 의원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하루 만에 재검토 방침을 발표한 것도 비꼬았다. 그는 "주가 폭락에 놀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하루 만에 재검토 방침을 발표했다"며 "정부가 국민 상대로 실험하나"고 반문했다. 이어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도 마찬가지"라며 "섣불리 일방 개정했다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나서 후회하면 소용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우려로 개장부터 증시가 급락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증세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코스피 5000 특위 소속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주주 양도세는 연말에 불필요한 시장 왜곡을 발생시킨다는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고, 주식 10억원(보유자)을 대주주라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돈의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의 정책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세수 효과도 별로 없는데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구태여 낮출 이유가 뭔가"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약속을 공허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김병기 원내대표도 장 마감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당내 코스피5000특위와 조세정상화특위를 중심으로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살피겠다"며 "당정 간 긴밀한 협의로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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