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노화는 50세 전후를 기점으로 급속히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체 내에서는 혈관 조직이 노화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과학원 산하 중국생물정보센터 및 베이징유전체학연구소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셀(Cell)에 인간 장기별 단백질 변화를 50년에 걸쳐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13개 인체 조직에서 채취한 516개 샘플을 대상으로 단백질 및 조직 수준의 정밀 분석을 진행한 것으로, 인간이 나이를 먹으며 어떤 방식으로 몸속 단백질이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노화 지도'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나이가 들수록 유전자 발현(mRNA)과 단백질 간 연결이 느슨해지고, 단백질 생성과 분해 과정에도 오류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아밀로이드 같은 이상 단백질이 축적돼 단백질 항상성 유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또 장기별 단백질 패턴을 바탕으로 조직별 '노화 시계'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전환점이 평균 50세 전후라는 사실도 밝혔다. 특히 혈관 조직은 가장 먼저 노화가 시작되고 노화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장 속 단백질 분석 결과, 노화에 따라 증가하는 특정 단백질(GAS6 등)이 혈관 및 전신 노화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런 단백질들을 '노화 단백질'(senoproteins)이라고 정의하고, 이들이 장기 간 노화 신호를 주고받는 데 관여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인간 노화를 단백질 관점에서 시스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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