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작은 마을 란하론(Lanjaron)에는 26년 전부터 주민들이 마을 내에서 죽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묘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9년 당시 호세 루비오 시장이 내놓은 기발한 법안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에는 주민들에게 "시청이 고인을 위한 묘지를 마련할 때까지 건강에 유의해 죽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안을 제정했을 당시 루비오 전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시장일 뿐이고, 그 위에는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신이 계신다"며 "모두가 이 법을 유머로 받아들이고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해당 법이 제정된 지 26년이 지난 지금도 란하론에는 단 하나의 묘지만 있다. 다만 묘지 확장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죽음 금지법'이라는 특이한 규정만 제외하면 이 마을은 스페인의 여느 소도시와 다를 바 없다. 인구 약 4000명 규모로,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 마요르카 등 관광객이 붐비는 도시 대신 찾는 숨은 명소로 주목받으며 Z세대 여행객들 사이에서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사망 금지' 법령은 란하론만의 사례가 아니다. 노르웨이의 롱예르뷔엔에서도 1950년부터 주민들의 사망이 금지돼 있다. 해당 지역의 아북극 기후 탓에 매장된 시신이 거의 부패하지 않아, 과거 과학자들이 1917년 독감 바이러스의 살아 있는 샘플을 발견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질병 확산 우려로 롱예르뷔엔서 매장은 현재까지도 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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