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상호관세 발효 앞두고 일제 하락…MS, 장중 시총 4조달러 돌파

8월1일 상호관세 발효 임박
'깜짝 실적' MS·메타 주도 랠리서 하락 전환
MS, 엔비디아 이어 장중 시총 4조달러
6월 PCE 물가, 전년比 2.6% ↑ '예상 상회'
9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 60%대로 상승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3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8월1일이 하루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의 깜짝 실적으로 시장은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지만, 관세 발효 시점이 다가오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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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0.3포인트(0.74%) 떨어진 4만4130.9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51포인트(0.37%) 내린 6339.3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23포인트(0.03%) 하락한 2만1122.45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발효될 상호관세 조치를 앞두고 경계감을 높였다.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월1일부터 새로운 상호관세를 발효하기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31일) 오후나 저녁쯤 서명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관세는 8월1일부터 발효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상호관세 발효를 두 차례 유예했지만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8월1일 0시1분부터는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해 관세 유예 기간 중 미국과 무역협정을 타결한 국가들은 합의된 관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미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하지 못한 국가들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관세를 부과받는다. 인도의 경우 25% 관세 부과가 예고됐다.


물가 지표 상승과 9월 금리 인하 기대 약화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4%)와 5월 수치(2.5%)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도 전년 대비 2.8% 상승해 역시 예상치(2.7%)를 상회했다. 관세 인상 정책이 일부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물가 오름세를 가속화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이 지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한 지 하루 만에 발표됐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상품 가격에 관세의 영향이 더욱 뚜렷하게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경제 활동과 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9월 금리 경로에 대해선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고 시장은 이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현재 61%다. 일주일 전 39.2%에서 상승해 전날 52.4%를 기록한 데 이어, PCE 물가가 발표된 이날 다시 높아졌다.


벨웨더 웰스의 클라크 벨린 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고착화돼 Fed의 금리 동결 결정은 타당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주식 시장 상승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는 않다"며 "올해 들어 금리 인하 없이도 (시장은) 지금까지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짚었다.


고용 지표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20~2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전주(21만7000건)보다 1000건 늘어나며 7주 만에 첫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인 22만2000건보다는 4000건 적었다.


미 국채 금리는 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수준인 4.3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2bp(1bp=0.01%포인트) 오른 3.96%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전날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내놓은 MS가 3.95% 상승했다. 장중 한때 시가총액이 4조달러를 넘어서며 이달 초 4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엔비디아에 이어 새로운 역사를 썼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해 종가 기준으로는 시총 4조달러 돌파에 실패했다. 메타도 전날 깜짝 실적에 힘입어 11.25%나 치솟았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애플과 아마존은 정규장에서 각각 0.71% 하락, 1.7% 상승을 기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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