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일부 학교·도서관에 '리박스쿨' 교재 비치 논란

임형석 도의원 "극우성향 교재, 전수조사·폐기를"
지역 초·중·고 10개교·공공도서관 8곳 추가 확인
도교육청 "자율 구입…폐기 요청·재발 방지 조치"

전남 도내 일부 학교와 도서관에 역사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극우 성향 도서가 비치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도의회 임형석 의원(더불어민주당·광양1)은 31일 "전남의 학교도서관 외에도 전남도교육청 소속 8개 도서관과 전남도립도서관에 '리박스쿨' 교재인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가 비치돼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남 일부 학교 도서관과 도교육청 소속 8개 도서관에 '리박스쿨' 관련 교재가 비치된 사실이 확인돼 폐기 처리됐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 일부 학교 도서관과 도교육청 소속 8개 도서관에 '리박스쿨' 관련 교재가 비치된 사실이 확인돼 폐기 처리됐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임 의원에 따르면 현재 전남 지역 초·중·고 10개교 도서관에 해당 도서 총 18권이 비치돼 있으며, 이 가운데 5개 초등학교, 4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가 포함됐다. 특히 여수의 한 초등학교는 7권을 소장 중이며, 4개 초등학교에서는 총 5건의 대출 이력도 확인됐다.

또 전남도교육청 소속 학생교육문화회관과 목포·광양·담양 등 7개 도서관 역시 해당 도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도서관에서 8건의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립도서관은 1권을 소장하고 있으나, 대출은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임 의원은 "해당 도서는 건국절을 주장하고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며, 이를 진압한 군경의 행위를 '암세포 제거'에 비유하는 등 편향되고 왜곡된 역사관을 담고 있다"며 "최근 극우 성향 역사관으로 논란이 된 '리박스쿨' 늘봄강사 교육 교재로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에는 유치원부터 대학교수까지 다수의 추천사가 실려 있으며, 전남지역 교사들도 포함돼 있다"며 "이러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제목만 보더라도 역사왜곡이 명백한 도서가 교육 공간인 도서관 곳곳에 비치돼 있고, 실제로 대출까지 이뤄졌다는 점은 충격적이다"며 "특히 여순사건의 직접 피해지역인 전남에서 이 같은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내 모든 도서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해당 도서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며 "역사 바로알기와 민주·평화·인권 교육을 지향하는 전남도교육청 소속 도서관에서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도서를 구입하게 된 경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영길 전남도교육청 미래교육과장은 "문제의 도서는 도교육청 차원이 아닌, 각 학교장이 교사 및 학부모로 구성된 도서선정위원회를 통해 자체적으로 구입한 것이다"며 "지난 10일 관련 사실을 확인한 즉시, 해당 학교에 폐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도서선정위원회 기능을 보다 강화해 줄 것을 각 학교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