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초고율 관세'는 피한 제약바이오…"위기이자 기회"

제약·바이오 업계, 최악 상황은 피해…"상황 예의주시"

미국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지만 아직 의약품에 대한 구체적인 품목관세율이 드러나지 않은 터라 업계의 긴장은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에 8월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며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에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앞서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해 200% 초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함에 따라 우려됐던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났으나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무관세 대상이었던 의약품에 낮은 비율로라도 관세가 새롭게 부과되면 기업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미국이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으나 의약품 관세율이 15%가 될지, 다르게 책정될지 여전히 안갯속"이라며 "불확실성이 걷혔다고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의약품에 대한 15%의 관세를 부과받는 경우 최대 190억달러(약 26조25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의약품 수출액은 14억9000억달러(약 2조원)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일단 안도하면서도 신중히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 현지 기업 협력 확대, 재고 비축 등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10월 초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 국산 뇌전증 신약을 판매 중인 SK바이오팜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위탁생산(CMO) 업체를 확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 의약품에 초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에게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한국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 이어 2위로 가장 많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도 선두권이어서 미국이 추진하는 약값 인하, 자국 내 생산 확대 정책을 모두 실현할 수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해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국제경쟁력을 높일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