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31일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며 핸드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출석했다.
명씨는 31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저도 진실이 궁금하다"며 "제가 왜 구속됐고, 왜 기소돼야 하느냐. 특검에서 제가 알고 있는 것 그대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뇌물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명씨에 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다.
명씨는 여론조사를 해주는 대가로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명씨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한 뒤, 같은 해 6월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공천되도록 청탁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명씨는 해당 여론조사를 총 81차례에 걸쳐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명씨는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에서도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김 여사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공천 과정에서 명씨에게 연락해 김상민 전 검사를 도와달라는 취지 부탁을 했다는 의혹도 특검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를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지난 25일 김씨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 회의 참석 때 착용한 것으로 보이는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함께 1억원 상당의 현금 뭉치, 이우환 화백의 연작 '프롬 포인트' 그림 1점, 다이아몬드가 여러 개 박힌 목걸이를 발견했다.
특검팀은 확보한 물건들이 김 여사 것인데, 김 여사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오빠의 장모 집에 보관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1차 조사 때 이 물품들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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