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영향,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분기 GDP 美 급등, 유로존 급감
美 민간 수요 둔화 뚜렷해져
정부지원 축소 겹쳐 물가 상승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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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국내총생산(GDP) 수치에 트럼프발 관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미국은 상승하고 유로존은 떨어졌다. 하지만 미국 GDP를 뜯어보면 성장의 질 자체가 좋지 못했다. 31일 대신증권은 'GDP가 보여준 관세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관세 발표로 시작된 2분기에 주요 선진국 경제는 다소 상이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관세, 美 성장의 질에도 악영향

2분기에 유로존의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0.1%를 기록해 시장 예상을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1분기 0.6% 대비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역외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 아일랜드 등이 역성장을 나타낸 것을 보면, 내수보다 대외 부문이 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미국 2분기 GDP 속보치는 전기비 연율 평균 3.0% 성장하며 블룸버그 컨센서스 2.6%를 상회했다. 지난 1분기 GDP가 -0.5%로 역성장한 이후 강한 반등이다.

이하연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성장세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민간부문의 수요 증가세가 1.9%에서 1.2%로 전분기 대비 둔화했다. 민간소비 증가세는 확대됐으나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투자는 주거용 투자, 재고 투자가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 기여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 1분기 미국 경제 역성장을 이끌었던 수입은 2분기에는 큰 폭 감소해 5.2%p 성장 기여를 기록했다. 미국이 여전히 견조한 성장률을 기록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역시 재차 강해지고 있다. 관세 마감 시한(8월 1일) 연장은 없으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인도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관세, 미국 물가 부담 확실…"임금 인상 추이가 연준 금리인하 결정"

아직 미국 물가 지표에는 관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하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율이 명확해지면서 미국 기업들은 점차 관세 비용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제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일부 소비재 기업들은 가격 인상 계획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EU와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기본관세 15% 수준으로 인상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실효관세율은 2분기 대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관세 외에도 DOGE나 OBBBA에 따른 정부 지원 축소 영향이 의료서비스 등의 물가상승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은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하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확대되더라도, 임금 증가세가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한다면 연준(Fed)이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며 "하지만 물가나 고용시장에 대한 연준의 경기 판단을 보면, 금리 인하까지 난항이 예상되며 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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