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이틀 연속 무역 협상에 나섰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워싱턴 D.C.의 미 상무부 청사를 찾아 러트닉 장관과 약 1시간 동안 회동하며 상호관세 25% 부과를 포함한 주요 통상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협상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배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함께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전날 오후 미국에 도착한 직후 러트닉 장관과 약 2시간가량 첫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이틀 연속 미 상무부를 방문해 협상에 임했다. 이는 양국 간 남은 이견을 막판까지 조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구 부총리가 이날 회동에서 한국 측 최종 협상안을 제시했는지, 또 미국이 이를 수용할 여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한미 양국은 현재 미국 투자 규모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에는 구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간 협상이 예정돼 있다. 8월1일 관세 유예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이 회담은 사실상 최종 담판의 성격이 짙다. 이 자리에서 양국이 협상 타결에 잠정 합의한다면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최종 협상을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러트닉 장관이 스코틀랜드에서 김 장관과 회동하며 한국 측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최종 무역 제안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최고이자 최후의 협상안'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측이 그 때까지 한국의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추가 양보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우리 정부가 최고위급 협상 채널을 총동원해 총력전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잇달아 워싱턴 D.C.에 도착해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현지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해 협상 과정에서 정부를 측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