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발생한 강진 직전 일본 해변에서 고래 4마리가 발견되자, 이를 지진의 전조로 보는 시각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30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바현 다테야마시 해변에서 고래 4마리가 떠밀려 왔다는 신고가 29일 오후 6시경 경찰에 접수됐다. 수도권 인근 해안에 나타난 이 고래들은 살아있는 상태였으며, 몸길이는 7~8m로 확인됐다.
이후 30일 오전 8시25분께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SNS에서는 고래 출현과 지진을 연관 짓는 게시물이 빠르게 퍼졌다. 일부 네티즌은 "고래의 집단 출현이 지진의 전조"라며 추측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일본 국립과학박물관 관계자는 "발견된 고래는 향유고래로 보인다"며 "다테야마시 해역에서 간혹 목격되긴 하지만, 4마리가 함께 밀려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진 발생 전 해저에서 이례적인 소음이 있었다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이러한 현상은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렵고, 원인을 밝히려면 현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약 일주일 전, 고양이고래 50여 마리가 후쿠시마현 인근 이바라키현 해변에 밀려온 사례가 있었지만, 대학 연구팀은 해당 현상과 지진 간 연관성을 부정한 바 있다.
고래 좌초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도 "하루에 한 번꼴로 고래가 해안에서 발견된다"며 "지진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입증할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혹시 쓰나미라도 발생한다면 현장을 찾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고래에 접근하면 꼬리지느러미에 맞을 수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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