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고가 작품이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특검팀은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인 한모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From Point' 연작 중 1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작품은 시가 20억원 상당으로 평가되며, 진품 감정서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이 사실상 뇌물로 제공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뇌물죄 성립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이우환 화백(89)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국내 생존 작가 중 작품 가치가 가장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1년 6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From Point'(1975)는 22억원에 낙찰되며 작가 개인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같은 해 8월, '동풍(East Winds)'(1984)이 31억원에 거래되며 다시 갱신됐다.
'From Point' 시리즈는 푸른색 또는 주홍색 점들이 반복적으로 회전하며 구성한 사각형, 원형 형태가 특징이다. 이 화백이 1972년 도쿄에서 처음 선보인 회화 시리즈 중 하나로, 1984년까지 연작 형식으로 제작됐다. 단순한 시각적 구성을 넘어 시간의 흐름, 신체의 움직임, 행위의 기록을 담은 명상적 회화로 예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는다. 현재는 이우환 미술관,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국내외 여러 개인 컬렉터들이 소장 중이다.
이우환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From Point'가 과거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등장했던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의원과 배우자는 지난 총선 당시 재산 신고 과정에서 이우환의 'From Point'를 포함한 미술품의 시가를 총 40억원 규모에서 17억80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이 의원은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벌금 90만원으로 감형되며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이 박탈된다.
당시 이 의원 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우환 작품 등의 가격이 최근 5년 사이 3~4배 급등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시세 변동이 아니라, 미술품을 이용한 자산 증식 시도로 판단했고, 법원 역시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건희 특검은 현재 해당 미술품 등이 대가성 뇌물로 제공됐는지 여부를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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