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30일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경보와 대피령이 내려졌으나, 현재까지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홋카이도와 혼슈 태평양 연안부에 쓰나미 경보, 규슈와 시코쿠 태평양 연안부 및 홋카이도 북부 등에는 쓰나미 주의보를 각각 내렸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24분께 캄차카 반도 동쪽 바다에 규모 8.0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캄차카 반도 동쪽 근해에서 규모 8.7의 초강진이 재차 발생했다. EMSC는 나중에 이 규모를 상향 조정했다.
일본 정부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자 총리 관저에 정보 연락실을 설치해 대응했고 공영방송 NHK는 긴급 재난 방송을 편성했다. 일부 고속도로나 철로 등은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원자력발전소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운전을 멈춘 상태인 아오모리현 히가시도리촌의 히가시도리 원자력발전소는 쓰나미 도달에 대비해 항만 부지에서의 작업을 중단하고, 도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연안에 도달한 쓰나미 높이는 예상보다 낮았다.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를 시작으로 오전 10시께부터 태평양 연안부에 최고 높이 1~3m의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정오까지 관측된 쓰나미 높이는 30~50cm 수준이었다.
다행히 별다른 피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두 번째, 세 번째로 도달하는 쓰나미가 더 높을 수도 있다는 점을 근거로 계속 대피해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상청은 "이번 쓰나미는 파장이 매우 길어 한 번의 주기가 약 1시간가량 걸린다"며 "장시간 쓰나미가 이어지고 더 높은 파도가 관측될 가능성이 있어 피해 우려가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일본 기상청은 지역별로 내린 쓰나미 주의보와 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경보 상향 배경에 대해선 기상청은 "지진 직후 규모를 8.0으로 추정해 오전 8시37분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하와이 쓰나미 경보센터 등의 자료를 받아 상향 조정했다"며 "이에 따라 오전 9시40분에 쓰나미 경보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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