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자연현상이 아니라 재난입니다. 주민들이 안전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작은 것도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 용산구청장이 직접 거리로 나섰다. 지난 28일 오후 민방위복을 입은 박희영 구청장이 개장을 이틀 앞둔 효창공원 물놀이장을 찾았다. 물놀이장 개장에 앞서 시설 안전 점검에 나선 것이다.
매년 이맘때 약 2주간 문을 여는 효창공원과 응봉공원 물놀이장은 여름철 유아들과 초등생들에게 인기다. 주민들은 에어풀장, 에어슬라이드, 분수터널, 워터바스켓 등 물놀이 시설물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피서지다.
"직사광선을 받은 고무 튜브가 너무 뜨거워요. 아이들이 화상 입지 않도록 그늘막을 더 늘리고, 물도 계속 뿌려주세요. 아이들이 매트 이음매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마감을 더 단단히 해야 합니다." 현장을 찾은 박 구청장은 물놀이 시설의 고무 튜브에 손을 대보고, 바닥에 깔린 매트를 꼼꼼히 밟아가며 담당 공무원과 시설 설치업체 책임자에게 당부를 거듭했다.
박 구청장은 "온열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냉방이 잘 되는 컨테이너형 휴게실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효창공원 여건상 큰 차가 내부로 들어올 수 없어 송풍시설이 있는 천막형 휴게실(에어쿨존)을 설치했다"며 "안전관리는 아무리 신경 쓰고 점검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효창공원에 설치된 생수냉장고를 둘러보고 나서며 공원 관리자와 작업자들을 마주치자 "무더위에 몸이 상하지 않도록 안전 수칙과 폭염대책 매뉴얼을 잘 지키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가며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방문한 효창제1경로당 무더위 쉼터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만나 "경로당과 관공서가 문을 닫는 한밤중 더위를 못 견딜 정도로 힘들면 구청 당직실이나 119로 연락하면 호텔로 안내하겠다"며 구청이 계약한 숙박시설을 안내했다.
박 구청장이 발길을 돌린 곳은 과거 용산구청사였던 꿈나무종합타운 정류장 앞 스마트그늘막과 투시즌쉼터(냉온사랑방), 생수자판기였다. 용산구는 올여름 생활밀착형 폭염 대응시설로 스마트그늘막과 쿨링포그, 투시즌쉼터, 생수자판기 등 4종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구는 횡단보도 앞에서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스마트그늘막을 21곳 더 늘렸고, 투시즌쉼터와 생수자판기도 새로 설치했다.
투시즌쉼터는 내부에 냉·난방기가 설치돼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한파, 봄철 황사 바람까지 막아주는 소형 스마트쉼터로 용산구에서 최초로 도입한 모델이다. 기존에 널리 퍼진 스마트쉼터의 10분의 1 가격으로 설치가 가능해 예산 부담이 적고, 크기가 작아 인도 폭이 넓지 않은 버스정류장에도 설치가 가능해 활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투시즌쉼터 옆에는 생수자판기를 설치해 자판기 1대당 하루 600병의 생수를 무료로 공급한다.
박 구청장은 현장에서 만난 주민 건의를 받아 동행한 김진배 안전재난과장에게 곧바로 시설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기후위기로 인해 폭염이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구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은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재난 대응 인프라를 강화하고 모든 구민이 안심하고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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