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코스피는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 불확실성에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204.57포인트(0.46%) 하락한 4만4632.99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8.91포인트(0.30%) 내린 6370.86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80.29포인트(0.38%) 떨어진 2만1098.29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과의 관세 협상 타결에 이어, 중국과의 관세 유예 조치를 기존 8월12일에서 추가로 90일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8월1일 이전에 대부분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 언급하며 무역 관련 불확실성의 정점은 지나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은 이에 대한 기대감을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태다. 미국 등 주요국 증시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은 관세 협상이라는 재료의 소진을 시사한다. 이제 시장의 초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국 주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기업들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M7)'의 실적 발표로 옮겨가고 있다.
7월 FOMC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시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고,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도 아직 뚜렷하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5%에 달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신중한 성향과 Fed의 독립성을 고려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즉각 반응할 가능성은 낮다"며 "Fed 내부에서도 관세 영향을 두고 의견 분열이 있는 만큼 소수의 금리 인하 주장이 얼마나 확산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박스권을 형성 중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4.3~4.4%)의 변동성을 키우고 나아가 증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FOMC 못지않게 중요한 이벤트는 M7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를 포함한 이들 기업의 실적은 S&P500 전체보다 훨씬 높은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S&P500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약 5% 수준인 반면 M7은 14%대로 추정된다. 특히 MS와 메타의 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력기기 등 국내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주가 방향과도 직결돼 있어 FOMC보다 더 큰 증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오늘 코스피는 미중 관세 유예 연장 소식, 국제통화기금(IMF)의 2026년 한국 성장률 상향에도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 7월 FOMC 및 M7 실적 경계심리로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도 2분기 실적시즌이 진행 중임을 고려하면 한화솔루션, 롯데정밀화학, GS건설 등 개별 기업 실적에 따라 업종 내 종목간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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