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거 결과로만 보면 인천광역시는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지역구 14곳 중 12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51.67%를 득표해 38.44% 득표에 그친 김문수 후보를 13%P 이상 앞섰다. 역대 대선 인천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50% 득표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대선 때(이재명 vs 윤석열) 격차(1.9%P)보다 훨씬 더 벌어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박남춘 민주당 후보를 7%P 이상 앞섰다. 그러나 당시는 윤석열 정부가 등장한 지 3개월도 안 됐을 때였다. 지금은 반대다. 기본 지형도 불리한데다가 민주당이 집권한 지 1년 만에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니 국민의힘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인천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의 3선 여부가 관심사다. 지금껏 인천시장 3선을 한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2014년에 인천발 KTX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당선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른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박남춘 전 시장에게 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한 지 3개월 뒤에 치러진 2022년에는 박 전 시장과 다시 맞붙어 설욕했다. 내년에 유 시장이 승리한다면 그는 최초로 '인천시장 3선'을 기록하게 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유 시장이 유력 후보다. 유 시장도 3선 의지를 보인다. 지난달 1일에 가진 민선 8기 출범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300만 시민의 행복과 미래를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강한 출마 의지를 보여준다. 이 자리에서 유 시장은 "11년 전에 처음 인천시장을 할 때 3조 7천억 원 부채를 상환했다. 2022년 당선된 이후에 인천발 KTX 검단 신도시 조성, 수도권 대체 매립지 4자 협의 등 이런 부분을 상당히 정상화해 놓았다"라고 자신의 시정 성과를 강조했다. 최근에는 종편 등에도 출연하는 등 홍보에도 부쩍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정복 시장 외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인천 서구청장을 두 번 지낸 그는 인천서구갑에서 국회의원 3선을 했다. 2022년 국민의힘 경선에서 유 시장에게 패했다. 2023년 6월, 3년 임기의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됐다. 출마하려면 선거 3개월 전에 사퇴해야 하니 내년 2월 말 전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사장은 지난 7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정권 교체 이후) 외부에서의 사퇴 압력은 없었다. 있어서도 안 된다. 공기업 사장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보다는 내년 6월 임기를 마치는 쪽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시장 출마 예상자들>
민주당에서는 유정복 시장에 맞설 후보로 누가 거론되고 있을까. 우선 8.2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패배한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 3선)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박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당 대표냐, 인천시장이냐를 놓고 출마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이른바 '신명(新明, 새롭게 형성된 이재명계)' 핵심이다. 그의 출마 여부는 인천시장 선거 판도를 흔들 변수다. 현재로서는 출마 가능성이 크다.
역시 3선 의원(인천 서구갑)인 김교흥 의원도 상당히 의욕을 보인다. 김 의원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때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박남춘 전 시장에게 패했다. 지난 대선 때 골목골목선대위 인천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서 인천의 곳곳을 누비면서 인천시장 출마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김 의원은 인천시 정무부시장,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도 지냈다. 유동수 의원(3선, 인천 계양구갑)도 의욕을 보이는 걸로 알려져 있다.
박남춘 전 인천시장도 유력 출마 예상자다. 박 전 시장은 지난 대선 때 골목골목선대위 인천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천 전역을 누볐다. 재선 의원(인천 남동구갑), 인천시장을 지내 인지도가 높다. 그는 유정복 시장의 제물포고 1년 후배다. 만약 내년에 두 사람이 다시 대결하게 되면 7회·8회 지방선거에 이어 9회 지방선거에서 세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된다. 박남춘 vs 유정복 재대결 여부는 내년 인천시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재선 의원인 정일영(연수구을)·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영상을 클릭하시면 전체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