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후과학의 석학, 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장은 기후변화가 포유류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중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팀머만 단장은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기후 관련 국제 학술회의 'BACO-2025'에서 새로운 컴퓨터 모델 개발 완료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포유류의 멸종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예측에 따른 포유류의 영향(The Impact of Mammals in Response to Climate Change Predictions)이라는 이름의 이 연구는 2026년 중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팀머만 단장은 엘니뇨, 고기후 등 광범위한 기후 연구를 통해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 등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에 7년 연속 이름을 올린 석학이다. 지난 18일에는 부산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팀머만 단장은 "모델 개발과 테스트는 완료되었으며, 현재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한 미래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업이 수개월 내로 마무리되면, 연구 결과를 담은 첫 번째 공식 논문을 발표할 것"이라며 "2026년 중반까지는 모든 준비를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전 세계 2,000종 이상의 포유류 데이터와 고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하여 이동하고 멸종에 이르는지를 시뮬레이션한다. 연구팀은 과거 매머드와 같은 거대 동물의 멸종 과정을 성공적으로 재현하며 모델의 정확성을 입증한 바 있다.
팀머만 교수의 연구에 대해 학계는 물론 제약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인류 보건에 미치는 연쇄적인 영향을 미리 파악하고, 질병 발생 전 백신을 개발하거나 멸종 위기종 보전 계획을 세우는 등 '선제적 대응'의 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팀머만 단장은 "이미 한 백신 기관과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팀머만 단장에 따르면, 모델의 시뮬레이션 대상에는 인류도 포함된다. 하지만 그는 "지난 1만 년간의 폭발적인 문화적 진화로 인해 인류의 행동 패턴은 다른 포유류와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 때문에 과거 인류의 이동은 시뮬레이션할 수 있지만, 동일한 방정식으로 미래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독일 출신의 팀머만 단장은 막스 플랑크 기상학 연구소, 하와이대 교수를 거쳐 2017년 IBS 기후물리 연구단의 초대 단장겸 부산대 석좌교수로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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