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보다 액상형 전자담배 선호"…고2 여학생에서 첫 역전 현상

질병청, 청소년건강패널조사 추적조사 발표
고1 남학생 궐련 사용률 2.12%→고2 땐 5.50%
여학생 액상형 전담 사용은 0.94%→1.54%
고등학교 2학년 60.8%가 음주 경험

청소년들의 학년이 높아질수록 흡연율이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처음으로 궐련 사용률을 넘어섰다.


청소년들의 학년이 높아질수록 흡연율과 음주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청소년들의 학년이 높아질수록 흡연율과 음주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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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6차(초6~고2) 통계를 29일 공개했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19년 당시 전국 초등학교 6학년 5051명을 패널로 구축하고 이들을 2028년까지 10년간 추적해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등 건강행태 변화를 파악하는 조사다. 이번 조사는 제1~6차 연도에 모두 참여한 38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2023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담배 사용률의 경우 궐련은 남학생이 2.12%, 여학생은 1.19%, 액상형 전자담배는 1.19%와 0.94%, 궐련형 전자담배는 0.65%와 0.24%였다. 이들이 고등학교 2학년으로 진학한 이후 궐련 사용률은 남학생이 5.5%, 여학생은 1.33%, 액상형 전자담배는 3.57%와 1.54%, 궐련형 전자담배는 1.67%와 0.32%로 학년이 올라가면서 남·녀 학생 모두에서 모든 담배제품의 사용률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남학생에게는 여전히 궐련이 담배제품 선호도 1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학생의 경우 궐련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담배 선호도 순위가 바뀌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미국 고등학생 1순위 담배가 2014년부터 궐련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변경됐던 조사 결과와 비슷한 경향으로, 질병청은 국내 남학생의 경우에도 액상형 전자담배 선호도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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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자 중 액상형 전자담배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분율은 남학생(17.5%)보다 여학생(51.6%)에서 약 2.9배 더 높았다. 궐련 현재 흡연자의 궐련 단독사용 분율은 남녀 각각 34.7%, 36.6%로 비슷했다. 또 가향담배로 담배를 처음 시작한 경우는 77.3%이며, 궐련(72.6%)에 비해 액상형 전자담배(86.3%) 또는 궐련형 전자담배(87.4%)의 가향담배로 시작하는 분율이 더 높았다.

담배를 한 번이라고 피워본 경험(평생담배제품사용경험률)은 초등학교 6학년 0.35%, 중학교 1학년 0.56%, 2학년 2.01%, 3학년 3.93%, 고등학교 1학년 6.83%, 2학년 9.59%로 지난 5년간 9.23%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흡연하는 청소년(담배 제품 현재 사용률) 초등학교 6학년이 0.01%, 중학교 1학년 0.03%, 2학년 0.48%, 3학년 1.04%, 고등학교 1학년 1.95%, 2학년 4.20%로 지난 5년간 4.19%포인트 증가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조사 결과 청소년의 담배제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학생의 경우 기존의 궐련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더 선호하는 양상이 뚜렷이 나타났다"며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해 제품 유형별 규제 강화와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음주 경험 역시 학년이 올라가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한두 모금이라도 새롭게 마신 경험자의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시기 36.4%에서 고등학교 2학년 60.8%로, 한 잔이라도 마신 경험자의 비율은 같은 시기 7.5%에서 33.7%로 증가했다. 현재 술을 마시는 비율(현재음주율)은 초등학교 6학년 0.7%, 중학교 1학년 1.0%, 중학교 2학년 2.1%, 중학교 3학년 3.6%, 고등학교 1학년 5.3%, 고등학교 2학년 8.3%로 지난 5년간 7.6%포인트 증가했으며, 학년별로는 고등학교 2학년으로 진급할 때 2.9%포인트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술을 처음으로 마시게 된 이유로는 '명절 차례 후 음복문화 영향 등으로 가족 및 집안 어른의 권유'가 48.9%, '맛이나 향이 궁금해서' 19.7%, '실수로' 8.2%, '친구가 마셔보라고 해서' 6.7% 등으로 청소년 음주의 시작은 개인의 호기심 등이 원인이기보다는 주변의 가족과 어른들의 권유에 의한 영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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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습관은 고학년으로 진급할수록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었는데,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은 초등학교 6학년 때 17.9%에서 고등학교 2학년엔 33.0%로,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0.9%에서 32.1%로, 주 3회 단맛 음료 섭취율은 50.9%에서 66.6%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1일 1회 이상 과일 섭취율 같은 시기 35.4%에서 15.5%로, 1일 3회 이상 채소 섭취율은 18.0%에서 6.8%로, 1일 1회 이상 우유 및 유제품 섭취율은 45.7%에서 18.4%로 감소했다.


주요 신체활동 실천율은 학교급이 변경되는 시점에 변동 경향을 보였다. 하루 60분 주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초등학교 6학년 29.8%에서 중학교 2학년엔 18.2%로 지속해서 감소하다가 중학교 3학년으로 진급할 땐 21.9%로 소폭 증가하지만, 고등학교에 진급한 이후엔 다시 감소해 고등학교 2학년 땐 13.5%에 그쳤다. 주3일 이상 고강도 신체활동 실천율 역시 초등학교 6학년 56.4%에서 중학교 2학년 39.1%, 중학교 3학년 45.0% 고등학교 2학년 33.0%의 변화를 보였다.


이밖에 청소년들이 부모와 매일 식사하는 빈도는 초등학교 6학년 때 66.3%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는 22.2%로 감소하고, '건강습관 관련 대화를 자주 한다'는 비율도 58.4%에서 37.7%로 줄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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