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별 관세 15% 또는 20%"…기본관세 사실상 15%로 상향(종합)

"관세율 15~20% 수준서 결정"
기본관세, 사실상 10%→15%로 상향
트럼프, 200개국과 개별 협상 한계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15~20% 수준의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15% 관세를 수용한 가운데 사실상 미국이 전 세계에 적용하는 기본 관세가 기존 10%에서 15%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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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자들과 만나 "관세가 전 세계적으로 15~20% 수준이 될 것 같다"며 "아마도 15%나 20%, 그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그저 친절하게 대하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전 세계 나머지 지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앉아서 200건의 개별 협상을 모두 성사시킬 순 없다"며 교역국에 대한 일괄적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모든 나라에 기본 관세 10%를 부과하고, 여기에 국가별 무역장벽 수준을 반영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각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8월1일 관세 유예 조치 만료를 앞두고 일본과 EU는 미국과 협상을 마무리 지었으며, 두 나라 모두 1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협상 완료 직전 EU가 15%보다 더 나은 조건 얻을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안 된다"고 일축한 바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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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미국이 무역 흑자를 내고 있고, 가정 먼저 협상을 타결한 영국만 예외적으로 10%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최근 무역 합의 흐름을 종합하면 '관세 15%'가 사실상 미국이 설정한 새로운 기준선으로 굳어졌다는 평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은 영국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본, EU,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8월1일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과는 협상을 지속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로서는 일본과 EU가 수용한 '관세 15%' 이하 타결이 협상의 마지노선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 모두 15% 수준에서 타결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일본과 EU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15% 관세를 받아들인 만큼, 상대적으로 협상 속도가 더딘 한국은 아무리 추가적인 양보안을 내놓더라도 이보다 유리한 조건을 얻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관세 15%조차도 일본, EU처럼 대규모 투자와 시장 개방을 전제로 해야 하며 오히려 '지각 비용'에 해당하는 추가 요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했고 EU는 7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입, 6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 역시 현재 25%에 달하는 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미국 투자 확대와 함께 농산물 등 시장 개방, 조선업 협력 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시작한 중국을 향해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자국 시장을 미국에 개방했다며 "(중국도) 시장을 개방하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특히 "일본은 지금까지 다른 어떤 나라에도 쌀 시장을 열어준 적이 없었다"며 일본의 양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산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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