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인천시의 CJ올리브영 매장.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는 이곳은 이재명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시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다. 이달 21일부터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소비쿠폰이 순차적으로 발급된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이곳 매장은 방문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열린 세일(올영데이) 기간이 맞물리면서 매대 곳곳에서 빈자리가 보였다. 매장 관계자는 "당일 매출이 기존보다 4~5배 정도 늘었다"며 "평소대로 발주했는데 고객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아 창고에 있는 물건까지 모두 꺼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전 국민에게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면서 사용처로 지정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가맹점에서는 첫 주부터 매출 반등 효과가 나타났다. 소비쿠폰이 지난해 말 내란 사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극심한 내수 부진을 끊고, 소비의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2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GS리테일 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상품 매출 중 국·탕·찌개 등 간편식 매출이 전달 같은 요일과 비교해 3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산 소고기 매출은 253%, 해산물 213%, 닭고기는 106.1% 각각 증가했다. 포장김치를 비롯해 돼지고기와 과일, 엽채류 등 신선식품 매출도 50% 이상 상승했다.
BGF리테일 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같은 기간 무더위에 수요가 증가하는 주류와 음료류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뛰었다. 소비쿠폰을 기회로 삼아 양주 매출이 41.1%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맥주와 하이볼 매출도 30% 안팎으로 신장했고, 생수와 건강기능음료, 탄산음료 등 음료 매출은 평균 41.4% 늘었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전월 같은 요일과 비교해 반찬류 매출이 80% 늘었고, 고급아이스크림과 기저귀, 뷰티 용품 매출도 각각 60% 상승했다. 이 밖에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 이마트24는 휴대용 선풍기 등 생활소형가전 매출이 386% 신장했고, 쌀과 잡곡 등 양곡 매출이 114% 증가한 점이 두드러졌다.
치킨과 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도 방문객과 매출 반등 효과가 나타났다. 다이닝브랜드그룹의 bhc는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매출이 평소 대비 1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평균 12%가량 주문이 늘었다. 맘스터치는 소비쿠폰 시행과 함께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를 통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앱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주 대비 5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가맹점 매출이 전주보다 약 19% 증가했다. 수도권 관광지에서 영업하는 한 장어구이 전문점 관계자는 "주말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고객 중 일부는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몇 년 만에 방문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쿠폰 지급 첫 주 증감률이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비중으로 감소해 일부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트에 입점한 소상공인 임대매장에서는 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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