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개발한 '미래형 수면 알고리즘' 기술이 스마트 워치 산업에 적용된다. 순수 수학 기반의 연구 결과가 실제 산업기술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산학협력의 모범사례로 주목받는다.
KAIST는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 수학 그룹 CI)이 개발한 개인 맞춤형 수면 가이드 알고리즘이 삼성전자와 협업해 글로벌 사용자에게 제공된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대를 제시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 유도와 일상 속 피로 회복을 돕는다.
이 기술은 수학적 모델링과 생체리듬 이론을 기반으로 개발한 수면 시간 추천 알고리즘이다. 과거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 압력과 생체시계를 함께 고려한다.
단순히 수면 시간을 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별 '시간 창(time window)'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기존 스마트워치 수면 기능은 '어젯밤 몇 시간을 잤는가.' 등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면, 연구팀이 개발한 수면 가이드 알고리즘은 과거 데이터 분석에 이어 '밤 11시 10분부터 11시 40분 사이에 잠드는 게 이상적입니다.' 등 수면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사용자의 과거 수면 패턴을 분석한 후 축적된 수면 압력과 생체리듬 상태를 고려해 '오늘 밤 어떤 시간대에 잠자리에 들어야 내일 하루를 가장 상쾌하게 보낼 수 있는지'를 제안하는 게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의 강점이다.
이는 수면을 단순히 기록하고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보다 나은 하루'를 위한 수면 전략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흡사 어제와 오늘 날씨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내일 날씨를 예측해 '우산을 챙겨가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미리 내놓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알고리즘 기술은 이달 출시한 '갤럭시 워치8' 등 삼성 갤럭시 워치를 통해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김재경 교수는 "연구팀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수면 알고리즘'을 폭넓게 현실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그간 논문과 수식 안에서만 맴돌던 '수면 알고리즘'이 앞으로는 스마트 워치를 통해 실사용자의 수면 습관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의 수면 알고리즘은 오는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World Sleep 2025 학회'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김재경 교수는 미국에서 열린 국제 수면 학회 'SLEEP 2025'에 참가해 수면 알고리즘에 관한 강연을 진행, '핫 토픽스(Hot Topics)' 세션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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