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자체 협정을 맺어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협상과 별도로 미국에 투자해 관세를 깎는 것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26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미국 정부에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시하고 투자 금액만큼 관세를 줄이는 내용의 합의를 구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의 대미 투자에는 계열사 아우디가 추진 중인 공장 신설과 전기차 픽업트럭을 개발하는 미국 자회사 스카우트 모터스, 협력업체인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아이디어를 이미 미국 대통령에게 제시했다"며 "EU와 미국의 무역 합의가 이뤄진 다음 우리 회사가 자체적으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리비안과 전기차 컴퓨터시스템(아키텍처) 등을 개발할 합작회사를 차리고 지금까지 58억달러(약 8조301억원)를 투자했다. 슈피겔은 폭스바겐이 이 자금 투입이 없었다면 리비안이 이미 파산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깎아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폭스바겐그룹은 경쟁사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해 미국 생산 물량이 적어 관세로 인한 타격이 더 크다. 산하 브랜드 중 아우디와 포르쉐 등은 미국에 생산시설이 없어 미국 판매 시 최소 27.5%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25일 실적발표에서 미국 관세로 올해 2분기 13억유로(약 2조1134억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 6.5%에서 올해 4.7%로 떨어졌다. 특히 포르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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