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 직전 기장 표정 묘사하라"…미대 실기대회 문제 '뭇매'

고교생 대상 미술 실기대회 조소 부문
대학 측 "출제과정서 관리 소홀" 사과

수도권 소재의 한 미술대학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실기대회에서 "추락 직전 기장의 얼굴 표정을 묘사하라"는 문제를 내 논란이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대는 지난 19~20일 외부 대행사를 통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술 실기대회를 진행했다.

논란이 된 문제는 실기대회 조소(주제 두상) 부문에서 나왔다. 조소 부문 참가 학생들은 2개 문항 중 한 개를 선택해야 했는데 이 중 한 문항이 '비행기 추락 직전의 기장(40대 남성)의 얼굴 표정을 묘사하시오'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응시한 학생 가운데 이 문항을 선택한 이는 39명으로 파악됐다.

수원대 디자인앤아트대학. 수원대 홈페이지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혹시나 시험 보러 온 학생 중에 희생자 유가족이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느냐"라며 "내가 출제한 것도 아닌데 유가족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너무 수치스럽다", "출제할 때 상식적인 사람은 없었나"라며 대학 측의 안이한 출제를 비판했다.

수원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실기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리 소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최종 관리하지 못해 논란을 야기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