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사상 첫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 악재가 늘었음에도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적립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사라진데다,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공시한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3456억원) 대비 10.48% 증가했다. 분기 순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상반기(9조3526억원)를 상회했다.
지주별로는 ▲KB금융 3조4357억원 ▲신한 3조374억원 ▲하나 2조3010억원 ▲우리 1조5513억원이었다. KB금융·신한·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금리인하기에도 대출이 늘면서 이자이익을 방어했고, 수수료 확대와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4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21조924억원의 순이자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연초 3.00%에서 2.50%까지 하락하며 시장금리도 떨어졌지만 이자이익은 소폭 감소하거나 오히려 늘었다. 이는 누적 대출자산이 늘어난데다, 조달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면서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7조2122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가맹점수수료 감소에도 판매수수료와 증권 브로커리지 수수료 등이 늘면서 순수수료이익만 사상 첫 1조원을 넘겼다. 기타영업손익은 757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8.8%나 증가했다. 하나금융 역시 비이자이익이 1조3982억원으로, 같은 기간 10% 증가했다. 이에 더해 홍콩ELS 손실 보상액을 충당부채로 반영한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953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1339억원) 대비 15.95% 늘었다. 순이자이익은 9조3565억원으로 집계됐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다. 그간 실적을 견인해온 이자이익이 시장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총량 등 리스크를 만나 개선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일제히 비이자이익 확대 노력에 나서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신한금융의 2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26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4.7% 늘었다. 우리금융은 46.8% 증가한 5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6월말 기준 ▲KB금융 13.74% ▲신한 13.59% ▲하나 13.39% ▲우리 12.76%로 모두 올 1분기보다 올랐다.
주요 계열사인 4대 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968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838억원) 대비 15.9% 늘었다. 은행별로는 ▲신한 2조2668억원 ▲KB국민 2조1876억원 ▲하나 2조851억원 ▲우리 1조5573억원이었다. 특히 지난해 가장 많은 홍콩ELS 충당금을 쌓은 KB국민은행은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면서 1년 전 대비 45.3% 증가했다.
4대 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KB국민 1조1612억원 ▲신한 1조1387억원 ▲하나 1조922억원 ▲우리 9230억원으로, 총 4조3151억원이다. 전년 동기(4조329억원) 대비 7% 늘었다. 2분기 NIM 역시 금리인하기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55%, 1.48%를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1.45%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늘었다. KB국민은행은 1.73%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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