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경기 시흥시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고 "돈 때문에,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첫 기업의 생산 현장 방문으로, SPC삼립 시화공장에선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업 중 컨베이어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산업 현장에서 운명을 달리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면서 모두발언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 재해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수십 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를 포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종윤 고용부 산업안건보건본부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이 자리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들이 불가피하게 정말 우발적으로, 간헐적으로 예측 못 한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다고 하면 이해가 되지만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건 사실 문제가 있다"면서 "예측할 수 있고, 방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통령은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추측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가 났을 때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 하고 소위 국민 소득이 4만달러에 가까운 선진국이라는데 현장만큼은 선진국같이 보이지 않아서 앞으로 고용부 장관이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무회의와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여러 차례 산업재해 예방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는 "명색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 5대 군사 강국, 문화 강국이라고 불리는 나라가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갔던 삶의 현장이 죽음의 현장이 돼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일이 최소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산업재해 사망 현장을 조속한 시일 내에 방문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 장관은 산업재해 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접 단장을 맡아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주 1회 현장을 불시에 점검하는 한편 그 결과를 매주 국무회의 때 보고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위험성이 있는 산업 현장의 경우 불시에 단속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근로감독관을 지금보다 대폭 늘리라"라고 지시했다. 이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산업안전 종합대책을 보고받고 위험한 산업 현장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단속권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선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업 중에 컨베이어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10월에는 경기 평택 SPL(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20대 직원이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고, 2023년 8월에는 경기 성남 샤니 공장에서 50대 직원이 기계에 끼는 사고를 당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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