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소수 전장부품업체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기업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수도권 연구개발(R&D) 역량을 지방으로 이식하는 주요 거점 연계체계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4일 '부품산업의 환경 변화와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국내 부품기업이 글로벌 경쟁기업만큼 경쟁력을 키우려면 혁신역량 강화나 사업전환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부품업체의 성장성·수익성·혁신성·재무안정성뿐 아니라 전문인력 보유 여부와 R&D 투자 이력 등을 고려해 잠재력을 평가해 300곳을 뽑아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글로벌 경쟁업체 대비 양적·질적 지표 모두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주요 부품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62%로, 유럽연합(EU)이 선정한 전 세계 2000대 기업 중 103개 부품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7.5%)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산업·기업의 혁신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R&D 집약도를 보면 우리나라 주요 부품기업은 지난해 3.92%로 집계됐다. 전 세계 2000대 기업에 등재된 103개 부품기업 평균은 4.7%로 한국 부품업체보다 0.78%포인트 높았다.
임현진 책임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주요 과제는 사업 다각화보다 전략적 기술 개발을 통한 핵심역량 집중 및 구조적인 비용 절감, 중국과 경쟁 대비"라며 "국내 부품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에는 많은 투자와 시간 요구되기 때문에 생산 효율화 및 혁신역량 강화 등 기본에 충실하면서 현재 주요 시장의 점유율 유지나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품기업의 미래차에 대한 구조적 전환을 위해 "주요 부품기업 300곳을 집중 육성하면 이들과 장기협력한 업체에도 정책 효과가 확산할 수 있다"며 "미국 통상압력과 대규모 중국의 미래차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국내 부품산업도 빠른 기술 혁신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전문 인력과 연구기관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는 만큼 주요 거점을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연구원은 "수도권과 충남 북부, 대구 같은 전장부품 중심지를 '3대 허브'로 구축하고, 인근 거점 지역과 네트워크형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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