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성지'로 유명해진 강원 양양군이 악의적 루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유흥·범죄 관련 소문이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고, 실제 방문객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23일 연합뉴스는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 일대에는 왜곡된 이야기로 양양이 욕먹고 있습니다' '가짜뉴스가 양양을 아프게 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10여개가 내걸렸다"고 보도했다.
게시된 현수막에는 온라인에 퍼진 양양의 유흥 관련 소문을 반박하며 일부 주장은 특정 세력에 의한 여론 조작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현수막은 인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현수막의 QR코드 속 영상을 보면 '양양 서핑 해변을 찾은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소문은 거짓으로, 특정 세력이 의도를 가지고 퍼뜨렸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최근 수년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양양에 대한 허위 사실과 악성 루머가 조직적으로 유포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양양군은 허위 정보 확산으로 지역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허위 사실 유포자들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루머로 인한 지역 상인들의 고충은 여전하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돼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온라인상에 퍼진 루머가 관광객 감소세를 더욱 부추기면서다.
강원특별자치도 글로벌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양양지역 해수욕장에는 80만4854명이 방문했다. 전년도 보다 4.9% 증가했지만, 강원 동해안 6개 시군 중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A씨는 "인구해변 인기가 예전만 하지 못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유흥, 마약 등 부정적 이미지가 양양에 씌워진 점도 있을 것"이라며 "몇 년 전에는 도로에 차도 못 다닐 정도였는데 지난해부터 방문객이 줄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다만 현수막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게시된 만큼 조만간 철거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상인들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한다"면서도 "피서철 관광지 미관을 훼손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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