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개입 없이도 핸들은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신호에 맞춰 가속했다 정지하기도 한다. 우회전할 땐 깜빡이를 넣고 서서히 이동했다. 국내 자율주행 기업 SWM(에스더블유엠)이 개발한 서울시 자율주행택시는 마치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듯했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대치·압구정·신사동 등지에서 자율주행택시는 총 3대가 운행 중이다. 서울 자율주행택시의 장점은 '안전'이다. 지난해 9월26일 첫 운행을 시작한 후 이용 실적이 약 5000건에 도달했지만 현재까지 사고 건수는 '0건'이다.
기술의 발전이 서울 교통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밤늦게 택시를 기다리는 '택시 난민'도 사라졌다. 서울 자율주행택시는 수요가 몰리는 야간에 인기가 더 많다. 회식 후 귀가하려는 직장인부터 대치동 학원가를 찾은 학생까지 고객층도 다양하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김기혁 SWM 대표는 "약 10개월 정도 차도, 사람도 많은 강남에서 운행을 했지만 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며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과 연관돼 있어 안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신호에 맞춰 유턴을 하던 중 맞은편 차량이 오자 자연스레 멈췄다. 앞 차량이 갓길에 정차하자 속도를 줄였고 차선 변경도 능수능란했다. 최고 시속 50㎞까지 속도를 올리고 왕복 8차선 도로도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12대의 카메라와 8대의 라이다(LiDAR·자율주행차 센서)로 도로 위 차량, 오토바이, 자전거는 물론 인도 보행자까지 인식해 화면에 표시했다. 핸들 조향 각도에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가 현재 어떻게 작동하는지, 현재 카메라가 인식하는 신호등 상황도 나타냈다.
서울시는 자율차를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고 이를 통해 이동 편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자율차는 강남뿐만 아니라 평일 낮 상암 일대에서도 3대가 서비스 중이다. 자율주행버스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총 5개 노선인데, 새벽 근로자 교통편의를 위해 오전 3시30분부터 운행하는 도봉산광역환승버스센터~영등포역까지 왕복 50㎞ 구간이 대표적이다. 청소노동자와 경비원 등 이른 시간에 출근하거나 퇴근 시간이 늦은 시민의 발이 되고 있다. 교통카드로 탑승할 수 있고 안전을 고려해 입석이 금지돼 좌석버스처럼 빈자리가 없으면 승객을 태우지 않는다. 지난해 11월26일부터 기존 160번 노선을 일부 단축해 운영을 시작했다.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A(Autonomous)'가 붙어 새벽A160번으로 명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율주행택시의 경우 강남과 상암에 운행 중인 차량의 대수를 늘리고 무상에서 유료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으로 새벽 운행 자율주행버스 노선을 기존 1개에서 4개로 늘리는 안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