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풀리기 시작한 지난 22일 편의점에서 고기류와 간편식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급상승한 외식 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보다 실용적인 소비처로 눈을 돌린 데다, 유통 업계가 미리 포진한 할인·증정 행사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2일 GS25에서 국산 쇠고기 매출은 직전 달 같은 요일(6월24일) 대비 178.4% 급증했다. 계육(134.1%), 국산 돈육(118.5%) 등 정육류가 매출 증가율 상위에 자리했고 김치(104.9%), 소스·장(79.4%), 국산과일(60.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같은 날 기준으로 직전주 같은 요일(7월15일)과 비교하면 닭고기와 국산 쇠고기 매출은 각각 229.9%, 136.3% 폭등, 소비쿠폰 효과가 실시간 매출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지난달 24일 대비 도시락(23.1%), 김밥(35.8%), 샌드위치(29.7%) 등 간편식 카테고리가 23.8%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봉지면(19.5%), 용기면(12.3%) 등 라면 매출이 13.9% 증가했고 즉석밥(10.6%), 건강식품(31.7%), 가정간편식(HMR·19.6%) 등 가공식품 매출도 두 자릿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기간 얼음 매출이 70% 늘었으며 파우치음료(60%), 아이스크림(60%), 즉석식품(40%), 맥주(30%) 등도 많이 팔렸다고 밝혔다.
업계는 공통적으로 먹거리와 생필품 중심의 '실용 소비'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외식 물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정육·간편식 등 '실속형 먹거리'에 소비를 집중한 데다 업계가 코로나19 당시 재난지원금 유통 패턴을 분석해 인기 품목에 1+1 행사 등 할인 행사를 선제적으로 배치한 전략적 대응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편의점이 '대체 외식처'로 본격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맞벌이 세대가 많은 도시 지역일수록 편의점은 실용적인 외식 대안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출 증가는 주거지 상권 중심에서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에 따르면 휴가철 특수 등으로 단순 비교가 어려운 여행지 상권을 제외하면 주거 상권 내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소비쿠폰이 거주 지역 내에서 사용하도록 제한돼있어 집 주변 편의점에서의 소비가 이뤄진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매출 증가는 소비쿠폰 지급 첫날에 집중된 단기 반응이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소비 진작 여부는 향후 며칠간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업계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소비쿠폰 사용이 본격화되며 관련 품목의 매출이 다시 한 번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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