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과거 7~8월에 집중됐던 물놀이 사고가 6월과 9월에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에 빠져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사망하고, 특히 노인의 경우 절반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4일 질병관리청이 전국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참여병원 23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2024년 익수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총 523명이고 이 중 28.7%인 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익수사고로 실려온 70세 이상 고령층 환자 143명 중에서는 51.7%(74명)가 사망해 인구 고령화에 따라 70세 이상의 익수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을 찾은 익수사고 환자는 남자가 385명(73.6%)으로 여자 138명(26.4%)보다 약 2.8배 정도 많았다. 연령별로는 9세 이하 어린이가 전체의 29.6%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이 27.3%, 60~69세가 13.2%로 뒤를 이었다.
익수사고는 물놀이 관련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36.9%)에 주로 발생했으며, 토요일(20.1%)과 일요일(18.5%) 등 주말에 발생 빈도가 높았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12~18시가 38.4%로 가장 많았고, 18~24시가 33.3%로 뒤를 이었다.
기후 변화에 따라 익수사고 발생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15~2019년에는 7~8월 익수사고가 전체의 37.1%를 차지했지만 2020~2024년엔 7~8월 사고가 26.2%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6월과 9월의 익수 사고 비중은 14.1%에서 18.0%로 증가했다.
사고 시간대 역시 과거에는 오후(12~18시)에 발생한 경우가 45.0%를 자치하고 오전(6~12시)은 14.3%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각각 38.4%, 20.1%로 오전 시간에 발생한 익수사고가 증가했다. 더위가 길어짐에 따라 익수사고의 발생월 및 발생시간의 범위도 확대돼 과거보다 주의해야 하는 기간이 더 길어지고(6~9월), 오전에도 세밀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해졌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익수사고의 대부분은 여가활동(45.9%) 및 일상생활(35.0%) 중에 발생했다. 사고 발생장소는 주로 바다, 강 등 야외(46.1%)였으나 목욕탕, 워터파크 다중이용시설(30.2%)과 수영장 등 운동시설(8.8%)에서도 다수 발생했다.
질병청은 올 여름 무더위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학 및 휴가철에 이같은 익수 사고에 대해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익수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수칙과 응급처치 방법, 체크리스트 등을 담은 리플릿과 카드뉴스를 배포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익수사고는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28.7%가 사망할 만큼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평소 안전수칙 등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어린이와 노인 등을 중심으로 익수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관리에 유의하고, 술이나 약물 복용 후 물놀이는 절대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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