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의 2분기 순이익이 30% 이상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완성차에 대한 관세 조치로 현대자동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 2분기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운 정책이 오히려 미국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하반기엔 타격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M은 22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순이익이 18억95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4% 감소했다. GM은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으로 핵심 이익이 약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GM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 멕시코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완성차를 조립하고 부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미국의 관세 조치가 오히려 자국 기업에 부담으로 되돌아온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전날 2분기 실적 전망을 발표한 스텔란티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상반기 23억유로(3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상반기에만 3억유로(4800억원)의 순익 감소가 예상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연간으로는 10억~15억유로(1조6000억~2조4000억원)의 관세 영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스텔란티스 역시 유럽과 멕시코 등 외국 공장 비중이 높은 만큼, 관세가 직접적인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 와 기아 역시 경고등이 켜졌다. 증권가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5331억원, 3조42억원으로 각각 17%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5월부터는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적용해왔다.
한국시간으로 24일 새벽 발표되는 테슬라의 2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테슬라는 2분기 글로벌 판매 대수가 38만4000대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테슬라 2분기 영업이익은 12억6000만달러(1조7000억원)로 전년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중국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가동을 목표로 미국 네바다주에 LFP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호주·아프리카 업체와 배터리 소재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소재 부문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세 영향은 하반기에 더욱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GM은 올해 연간 순이익이 40억~50억달러(5조5000억~6조8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글로벌 차 메이커들은 미국 생산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과 가동률을 점차 높이며 미국 생산 비중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GM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던 쉐보레 블레이저와 이쿼녹스를 미국 테네시·캔자스 공장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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