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한동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말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초반에는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빨리 극복하고 이재명 정부와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마를 권유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후 당이 굴러가는 과정을 보니 '윤(윤석열) 어게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비대위에 잔뜩 포진하고,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절연하려는 의지가 없는 이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더라"며 "(당 대표가 되더라도) 작년 말에 있었던 사태들, 대표가 뭘 하든지 간에 계속 뒷다리를 잡고 공격하고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반복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소모적인 일을 계속할 필요가 있나"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금 반대쪽에서는 전한길씨와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는데, 자칫하다 당 대표 경선이 '극우들의 잔치판'처럼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에게 '다른 거 따지지 말고 그렇게 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출마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씨에 대해서는 "6월에 입당했으니 3개월이 지나야 책임 당원의 권리가 생긴다"면서도 "비대위에서 무리해서 출마 기회를 주기로 결의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에 따르면 앞서 알려진 한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 때는 '당이 극우화되면 안 된다' '부정 선거론자들에 의해 좌우되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후보자 조율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친한계 후보로 알려진 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는 "본인이 6선 의원이고 자신의 정치적인 꿈이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저희와 함께하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저희와 상의하거나 한 전 대표와 논의한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지난 17일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리위는 징계 사유에 대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방송에서 당 대선 후보 비판, 계파 갈등 조장, 당 여론조사 의혹 제기 등과 같은 행위들이 당내 분열 조장, 당의 위신 훼손으로 보여짐"이라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오는 9월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전 최고위원은 "대선 끝나고 누군가 익명의 투서를 보냈다는 것인데, 대선이 끝나고 한 달도 더 지난 시점에서 전직 최고위원에 대해 징계하겠다고 회부 절차를 시작한다고 하는 것들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보여서 깜짝 놀랐다"며 "이른바 친한계라는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나 내지는 입막음, 이런 것들인가라는 의혹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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