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행정부 출범 후 6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 내 그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CBS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16~18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23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2.5%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2%로 조사됐다. 이는 취임 직후인 지난 2월9일 조사에서 53%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1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51%(3월2일), 47%(4월13일), 45%(6월8일) 등 그간 계속 하락해왔다.
다만 이 수치는 응답자의 소속 정당과 정치 성향에 따라 큰 차이로 갈렸다. 공화당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9%였지만, 민주당원의 경우 11%에 그쳤고, 보수 성향 응답자의 86%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했지만, 진보 성향 응답자의 지지율은 5%밖에 되지 않았다.
직무수행 분야별로 지지율을 보면 인플레이션 분야 지지율은 36%밖에 되지 않았고, 경제 분야 지지율도 40%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점을 보인 이민 정책 지지율도 44%로 나타나 지난 3월 지지율 54%에서 크게 떨어졌다.
특히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40%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에 명확한 계획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정책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들어 쟁점이 된 '제프리 엡스타인' 의혹에 대해선 응답자의 75%가 이 문제를 다루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9%는 연방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가에서는 '엡스타인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일 20여년 전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편지를 작성했다고 보도한 WSJ를 상대로 100억달러 규모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고로 WSJ 발행사 다우존스와 함께 모기업 뉴스코퍼레이션 창립자인 '언론계 거물' 루퍼트 머독 등을 적시했다.
머독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층을 연결하는 매체인 보수 성향 폭스뉴스의 대주주다. 이번 거액 소송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머독이 갈등을 겪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폭스뉴스의 긴밀한 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거취 문제를 계속 거론하면서 시장에 심리적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만류했다는 WSJ 보도에 대해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WSJ는 베선트 장관이 '너무 늦게'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이 시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 설명했다고 보도하며 전형적인 거짓말을 이어갔다"면서 "나는 시장에 무엇이 좋은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