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목표로 정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차세대 AI 에이전트 기술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범용 모델보다는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모델을 개발해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일PwC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에이전트의 시대, AI에 날개를 달다'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AI 에이전트 개념과 주요 기업의 개발 동향을 살펴보고 한국이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성을 제공하기 위해 작성됐다.
보고서는 현재의 '대화형 AI'에서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로 AI 에이전트가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용자 질문에 간략히 응답하는 기존 AI 모델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분석해 결정을 내리고 외부 데이터와 도구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자율형 AI'다. 개인 일상과 기업 실무에서 기존 언어모델보다 전문화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 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은 향후 연 평균 46%로 성장해 2030년 50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어 보고서는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국내외 기업의 현주소를 비교하며 한국에서는 클라우드 기업과 통신사 및 주요 플랫폼 기업이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해외에서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범용 에이전트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구글의 코딩 AI 에이전트와 아마존의 쇼핑 AI 에이전트 등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모델도 공개되고 있다.
보고서는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 경험이 제한적인 국내 기업이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범용 모델보다는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모델 개발을 제안했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지닌 의료·뷰티·제조 분야의 특화형 에이전트 개발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보고서는 안전한 AI 사용을 지원하는 자동화된 통제 기술인 '가디언 에이전트(Guardian Agents)'에도 수요 창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자율성 높은 에이전트가 산업에 도입될 경우 오작동 또는 악용에 따른 잠재 피해 규모가 매우 클 것"이라며 "AI의 행동을 관찰 · 추적하고 필요 시 동작을 조정 및 차단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고서는 휴머노이드와 같은 실물 하드웨어에 탑재될 미래형 AI 서비스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로봇 밸류체인 내 주요 업체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AI와 하드웨어 간 융합을 사전에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해외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과도하게 의존해 기술 자립에 손 놓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소버린(Sovereign·주권) AI' 달성을 위한 자체 AI 기저 기술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국 삼일PwC 기술·미디어·통신(TMT) 산업 리더(파트너)는 "AI 에이전트로 가속화될 AI 대전환의 시대에 AI 주권은 국가를 대변하는 첨단 언어이자 경쟁력"이라며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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