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수익,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다면

美 트럼프 18일 지니어스법 서명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빅테크 움직임 주목
2~3% 수수료 절감·고객 리워드 지급 가능

아마존은 이미 자체 발행 준비 중
메타, 인스타그램·유튜브 활용도 높아
韓 네이버·카카오 경쟁력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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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지니어스(GENIUS) 법'에 서명했다. 이미 USDC, USDT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80%가 미국 밖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에 달러라이제이션(미국 달러가 자국 통화를 대신해 사용되는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하나증권은 '지니어스 액트 이후, 빅테크의 움직임 주목' 보고서에서 전세계 시장에서 고객과 접점을 갖고 있는 아마존과 메타 등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메타, 스테이블코인 적극 활용할 듯

스테이블코인의 큰 방향성은 온 체인(On-Chain, 모든 거래를 비롯한 데이터 및 운영 등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되는 것)을 활용해 기존 금융·결제망을 통하지 않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 카드회사, 결제회사 등 이해관계자 수가 줄어들어 시간과 수수료가 절감된다. 또한 국가별 환전 시스템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환 리스크가 사라진다.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을 위해서는 인증검토위원회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야하는 등 난관이 예상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매출 규모가 큰 빅테크 기업들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마존의 경우 이른바 '아마존 코인(가칭)'이라 불리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다. 고객이 신용카드와 현금 외에도 아마존 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중이다. 기존 신용카드 이용시 매출 2~3%를 지급해야하는 결제 수수료가 사라져,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절감한 비용은 고객에게 구매금액을 깎아주거나 포인트로 쌓아주는 추가적인 리워드 제도를 운용하는 등 '고객 유지 전략'에 활용할 수도 있다.


메타의 경우 지난 2019년 '리브라'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하다 규제에 막혀 중단한 경험이 있다. 왓츠앱,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으로 일일 활성 사용자수(DAU) 34억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기에 스테이블코인 활용시 막대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메타는 이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대한 수익을 달러로 지급하고 있다. 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한다면 미국 외 지역 사용자들도 점차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이준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빅테크들이 글로벌 서비스에 스테이블코인을 탑재하기 시작하면 모든 국가에서 노출도는 올라간다"며 "이미 이들이 메인 서비스로 작동하고 있는 이상 완전히 회피할 수는 없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카카오, 원화·달러화 스테이블코인 활용 유리

한국에서는 지난 6월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이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하지만 디지털자산혁신법 발의가 8~9월로 지연됨에 따라 다소 소강상태에 있다. 아직 원화 스테이블코인 방향성이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흐름에서는 은행·증권(제도권)·플랫폼 기업·코인거래소 컨소시엄이 역할을 나눠 운영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네이버(NAVER)와 카카오 는 ▲전 국민이 사용하고 ▲온라인 커머스 생태계와 ▲페이먼츠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경쟁력이 있다. 오프라인까지 확장할 경우 PG, VAN을 포함한 금융 전반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제도 변화 등에 따라 환전 수수료도 확보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인프라를 갖춘다면 원화뿐만 아니라 달러화 등 스테이블코인의 준거 자산에 관계없이 활용 가능하다.


이준호 애널리스트는 "네이버·카카오의 직접 발행 가능성을 제외하고 본다면 이들의 인프라는 국내에서 사용될 스테이블코인 전체에 모두 유효한 강점"이라며 "자체 구축 방안, 국내외 컨소시엄, 테더(USDT), 서클(USDC) 등 발행사 혹은 코인베이스 등과 협력 방안이 모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글로벌 빅테크가 B2C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높여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한다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사용으로 인한 수혜는 네이버·카카오가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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