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어린이 전용 AI 챗봇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20일 머스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xAI는 아동 친화적 콘텐츠를 제공하는 '베이비 그록'(Baby Grok)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록은 xAI가 출시한 대화형 AI 챗봇 서비스다. 지난 10일 그록4가 공개됐다. 그간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그록에게 이번엔 14일 도입한 여성 캐릭터가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록의 음성채팅 모드에 등장하는 AI 캐릭터 애니(Ani)는 마치 연인처럼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선정적인 대화를 계속하면 화면 속 애니가 속옷 차림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그록이 출시 직후부터 연거푸 부적절한 혐오를 조장하고 성 상품화 비판까지 받으면서, 머스크가 아동용 그록의 별도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머스크는 '베이비 그록'의 출시 시기와 세부 내용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록은 출시 직후부터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그록은 혐오 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한 20세기 인물이 누구냐는 한 이용자의 질문에 "그렇게 사악한 반(反)백인 혐오에 대처하려면? 아돌프 히틀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답했다.
지난 8일 엑스에서 '신디 스타인버그'라는 계정을 인용하면서 이 인물이 텍사스 홍수 피해로 숨진 어린이들을 "미래의 파시스트"라고 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고전적 혐오 사례는 늘 같은 성씨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어 한 이용자가 "어떤 성씨를 의미하느냐"고 묻자 "스타인버그(종종 유대인)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들은 극좌 운동, 특히 반(反)백인 성향이 두드러진다"며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답했다. 지난 5월에도 이용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백인 집단학살'(white genocide)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언급하는 답변을 거듭 늘어놓아 비판받았으며,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로 숨진 유대인 수에 대해 "수치는 정치 서사를 위해 조작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xAI 측은 12일 "많은 분이 경험한 끔찍한 행동에 사과드린다"면서 시스템 수정을 약속했다.
한편 앞서 머스크는 그록4를 두고 "학문적 질문에 대해 모든 과목에서 박사 수준 이상"이라며 "아직 새로운 기술이나 물리학 이론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그것도 시간 문제"라고 자랑했다. 아울러 xAI는 미국 정부 기관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AI 제품군인 '그록 포 가번먼트'(Grok For Government)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또 xAI는 미 국방부와 2억달러(약 2768억원) 상한의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도 일부 차량 모델에 그록을 탑재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챗봇 기능만 제공하되 경로 안내나 음량 조절 등 자동차와 연계된 기능이 구현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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