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이 2년 연속 역성장을 끊고 올해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인다. 각 브랜드가 신차를 대거 출시하는 가운데 친환경·초고가 모델 판매량이 늘어났고 40대와 법인의 구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승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13만8120대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 2023년 27만134대(4.4%↓)와 지난해 26만3288대(2.9%↓)로 2년 연속 감소한 반면 올해 상반기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올 하반기도 이런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연간 27만6240대가 판매돼 역대 두 번째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신차 효과'가 꼽힌다. 올해 상반기 KAIDA에 등록된 수입차 트림은 총 511개로 지난해 상반기(460개)보다 9.9% 증가했다. 신차 출시에 따른 적극적인 마케팅과 원활한 물량 수급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판매량 '톱3' 모델인 테슬라 모델Y(1만5432대),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1만3428대), BMW 5시리즈(1만1958대) 모두 신차가 도입된 모델들이다.
파워트레인별로 보면 친환경 차량의 증가세가 돋보인다. 하이브리드차는 33.2% 증가한 8만3841대, 전기차는 20.2% 증가한 3만2420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10대 중 8대가 친환경차(84.2%)고 이 중 6대는 하이브리드차(60.7%), 2대는 전기차(23.5%)인 셈이다. 반면 가솔린차 판매량은 2만122대로 37.1% 줄어들었다. 디젤(경유)차는 53.7% 감소해 1737대에 그쳤다.
가격대로 보면 초고가 차량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판매된 차량 중 1억5000만원 이상인 모델은 1만7493대로 전년(1만1218대) 대비 55.9%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 판매량(5177대)과 비교하면 5년 새 3배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이 가격대에서 많이 판매된 브랜드는 BMW(6244대)·벤츠(5587대)·포르셰(3211대) 등이었다. '1억5000만원 이상'은 상반기 판매량에서 12.7%를 차지하며 '1억~1억5000만원'(11.6%·1만6063대)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1위는 '7000만~1억원'(34.2%·4만7172대)이었고 '5000만~7000만원'(33.3%·4만659대)이 뒤를 이었다.
구매자 입장에서 보면 40대가 가장 '큰손'으로 나타났다. 개인 구매(8만8090대)에서 40대가 구매한 차량은 전년 대비 9.6% 증가한 3만1135대로 가장 큰 비중(35.3%)을 차지했다. 30대(2만2505대·25.5%)가 그다음으로 많았고 50대(1만9811대·22.5%), 60대(8732대·9.9%), 20대(3537대·4.0%) 순이었다.
법인차 판매도 반등했다. 올해 상반기 법인 구매는 전년 대비 18.6% 급증한 5만30대로 상반기 기준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2021년(5만4243대)을 고점으로 2022년 5만3085대, 2023년 5만229대, 2024년 4만2200대 등으로 감소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는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이 의무화되면서 감소 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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