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9일 새 여당 대표의 역할을 두고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 정청래 후보는 '내가 싸울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라'는 주장을 핀 반면, 박 후보는 '함께 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먼저 연설에 나선 박 후보는 "정 후보는 제가 좋아하는 후보지만 '내가 싸울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라'는 이 말에는 반대한다"며 "대통령이 일하게 하려면 대표도 같이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막혀 있으면 대통령도 일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첫 1년을 함께할 당대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유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 후보는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라"며 역할 분담론을 제시했다. 그는 "궂은일, 험한 일, 싸울 일은 제가 하겠다"며 "협치, 통합, 안정의 꽃과 열매는 대통령의 공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개혁과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강력한 개혁을 예고했다. 박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부터 추진한 개혁을 내세우며 내란극복을 약속했다. 그는 "박찬대의 개혁은 이미 시작됐다"며 "채해병 사건 특검을 포함한 3특검을 원내대표 때 추진했고, 내란종식특별법을 의원 115명 서명으로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들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도 120명 넘는 서명을 모아냈다"며 실질적 성과를 내세웠다. 정 후보는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며 "3개월 안에 개혁 입법을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이다. 전쟁 중에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당을 전시 체제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데 있어서 저 박찬대만큼 오래, 가까이, 헌신해 온 사람은 없다"며 "2022년 대선 패배 후 이재명 대표의 계양 출마를 제가 먼저 외쳤다"면서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에 대한 테러 위협 속에서 칼과 화살을 제가 대신 맞겠다는 심정으로 광장에 섰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 역시 탄핵과 정권교체 과정에서의 역할을 내세웠다. "대선 때 광주, 전남 골목골목 공동 선대위원장으로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하여 전남의 시골 장날 재래시장을 누볐다"며 "덕분에 정권 교체되었고 이재명 민주 정부가 수립되었다"고 설명했다.
공약과 관련해서는 박 후보는 충청권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충북엔 광역 철도망 확충을, 충남엔 국가첨단전략산업 중심지로 도약을, 세종엔 완전한 행정수도 완성을, 대전엔 과학수도로서의 성장을 예산과 정책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당원주권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당원주권시대 1인 1표 시대를 열겠다"며 "당의 중요 정책은 당원들에게 묻고 전당원 투표를 상설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구당 부활, 광역의원 정책보좌관제 정착, 연말 당원 콘서트 개최" 등을 약속하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더 공정한 경선을 하고 억울한 컷오프는 없애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는 당초 충청권에서 열려야 했지만 충청권 등 전국적 수해 상황으로 중앙당사에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폭우가 그치고 피해 복구가 가늠될 때까지 선거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두 후보 모두 신속한 수해 복구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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