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3000만원, 탄탄한 '신도 모르는 직장'…갑자기 '이목집중' 받은 곳

'탄탄하고 보수적인' 한국증권금융
공공성 높은 금융기관, '집사' 관련 수사 선상에
김예성 대주주 렌터카 업체에 50억 출자

'집사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한국증권금융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비교적 낯설었던 이 기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 씨가 대주주인 렌터카 업체에 이 기관이 5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며, 특검이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집사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한국증권금융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이 기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사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한국증권금융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이 기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증권금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예탁금을 보관하고 운용하는 역할을 맡는 기관이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예탁금은 고유재산과 분리해 외부 기관에 맡기도록 규정돼 있는데, 그 '외부 기관'이 바로 한국증권금융이다. 단순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이자 형태로 증권사에 지급한다.

이 외에도 증권사에 단기 자금을 대출하거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금융시장의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에도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고객 예탁금을 위탁·운용하며, 단기 자금 대출 창구 역할도 수행하는 공적 성격의 금융기관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자본비율은 BIS 기준 25.1%로 은행 평균(15.7%)을 크게 웃돌며, 부실 여신은 0.01%에 불과하다. 2022년부터 3년간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해 2024년 3777억원을 기록했으며, 직원 연 평균 연봉도 1억29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결산배당은 주당 950원으로, 시행 시 배당수익률은 약 7.6%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지분 11.1%)이며 우리·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 금융권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공공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이 기관의 투자 성향은 비교적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2023년 '오아시스3호 펀드'에 50억 원을 출자했고, 이 펀드가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에 대부분의 자금을 투자하면서 의문이 제기됐다. IMS모빌리티의 최대주주는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 씨다.


보통 대출도 조심스레 진행하는 기관이 리스크 높은 기업에 거액을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검은 이 자금이 정권 인사와의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한 특혜성 투자였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당시 대표였던 윤창호 전 사장이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 불릴 만큼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성격의 이 기관이 정치권 이슈의 한복판에 서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