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전력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원자력발전소 신설을 추진한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19일 간사이전력이 혼슈 중서부 후쿠이현에 위치한 미하마 원전 부지에 새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빠르면 다음 주 후쿠이현 지자체에 해당 구상을 설명하고, 현장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간사이전력은 2010년 노후 미하마 1호기를 대체할 새 원전을 추진했으나,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중단했다. 현재 미하마 원전은 3호기만 가동 중이며 1·2호기는 폐기됐다.
간사이전력은 후쿠이현 내에서 7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 중 5기는 운전 개시 후 40년이 넘은 상태다. 일본은 원전을 최대 60년까지 운전할 수 있으나, 신규 원전 건설에는 20년 가까이 소요된다.
이에 간사이전력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전력 공백 최소화를 위해 조기 착공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원전 정책 기조를 변경해, 현재 전력 구성에서 8.5% 수준인 원전 비중을 2040년까지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두 배 이상이 필요하며, 동시에 화력 발전 비중은 70%에서 30~40%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일본 내 신규 원전은 2009년 완공된 홋카이도전력 도마리 원전 3호기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정부는 최근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부지에 차세대형 원자로 건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간사이전력 관계자는 "원자력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늘었다"며 "사회적 인식과 환경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다만 지진 위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향후 30년 내 규모 8.0~9.0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을 80%로 발표했다. 난카이 해역에서는 과거에도 100~150년 주기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 지각이 30㎝가량 움직일 수 있고, 사망자는 최대 32만 명, 경제 피해는 약 1410조 엔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최근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서는 지진이 2100회 이상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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