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의 위법·부당성을 주장하며 구속적부심사를 요청했으나 18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지난 10일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별검사팀의 조사·재판에 모두 불응하며 '버티기' 전략을 고수해온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법원에 출석하면서까지 '건강 악화'를 직접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곧 특검팀은 강제 인치를 한 차례 더 시도하거나 추가 조사 없이 기소할지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25.07.09 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2부(부장판사 류창성 정혜원 최보원)는 이날 구속적부심사 심문을 진행한 뒤 윤 전 대통령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 심문 결과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문은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약 6시간에 걸쳐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종료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법정에 나와 약 30분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석방을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심문 종료 약 4시간 만에 윤 전 대통령의 청구를 기각하며 특검팀의 손을 들어줬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된 것과 함께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들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이유로 석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됐고,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재구속 이후 열린 두 차례의 내란 재판과 특검팀의 3차 강제 구인 시도에 모두 '건강상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이 기력 저하로 식사와 운동이 모두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로부터 '거동상 문제가 없다'는 진단 자료를 추가로 전달받아 법원에 제출했다"며 "현 단계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는 병원을 통해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수용관리를 하는 서울구치소로부터 관련 자료와 사실관계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상태가 유지되면서 특검팀은 한 차례 더 대면조사를 위한 강제인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또다시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조사 없이 1차 구속 기한 내에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기한 만료일은 오는 19일이었으나, 형사소송법에 따라 구속적부심 진행 기간 동안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2~3일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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